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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에 정자를 냉동하라”

온라인 중앙일보 2015.07.26 00:01
[뉴스위크] 스코틀랜드 던디 소재 애버테이대학의 케빈 스미스 박사는 영국에선 18세 남성들의 정자를 냉동 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박사는 남자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정자가 자녀에게서 자폐증과 정신분열증 같은 장애를 일으킬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스미스 박사는 학술지 의학윤리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대 유전학 연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나이 많은 남자의 정자에는 돌연변이가 훨씬 많으며 소수의 변이 유전자라도 태어날 자녀의 건강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자가 자녀를 늦게 갖는 추세가 지속되면 유전병으로 고통당하는 아이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런 추세는 유전자 풀에서 아버지 쪽의 신생 변이(질병의 유전적 원인) 축적을 가속화해 장기적으로 인류의 건강이 서서히 나빠질 수밖에 없다.”



스미스 박사는 물론 남자가 자녀를 일찍 갖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남성이 18세에 정자를 냉동해 나중에 사용하면 ‘늦게’ 자녀를 가져도 그런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 ‘늦게’가 언제인지 정해지진 않았지만 그는 남성이 40대에 자녀를 가질 생각이라면 미리 정자를 냉동했다가 사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가 지원하는 정자은행 프로그램이 가장 바람직하며 원칙적으로 즉시 시행될 수 있다.”



그런 주장은 상반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셰필드대학의 남성병학 교수 앨런 페이스는 말도 안 되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남성의 정자는 냉동이 잘 되지 않는다. 정자 기증자가 부족한 이유다. 따라서 18세에 정자를 냉동시켰다가 나중에 사용한다면 가족을 꾸리기 위해 여성에게 체외수정을 1회 이상 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영국 생식학회의 애덤 발렌 회장도 정자은행의 보편화에 이의를 제기했다. “매우 인공적인 생식 접근법일 뿐 아니라 근거 없는 위안을 줄 뿐이다. 의학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출산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그는 냉동 정자의 생식력이 떨어지면 체외수정에 의존해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미래가 불확실한데도 모든 남녀에게 정자와 난자를 냉동시키라고 권해선 안 된다. 대신 젊은 부부가 일하면서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인생관에 대한 사회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과학자는 나이가 정자의 양만이 아니라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동의한다. 아울러 그들은 지난 50년 동안 정자의 질이 크게 저하됐다고 믿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닐스 요르겐센에 따르면 유럽 남성의 25%만이 양질의 정자를 갖고 있다. 그는 정자의 질이 계속 떨어지면서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고 자연 임신을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앞으로 남성의 약 15%는 자녀를 가지려면 불임 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구닛 바티아 아이비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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