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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처럼 … 노동개혁 독과 집은 김무성

중앙일보 2015.07.23 01:07 종합 3면 지면보기
최근 새누리당 내에선 “공무원연금 개혁과 노동 개혁은 평행이론”이라는 말이 돈다. 서로 다른 두 이슈가 같은 패턴으로 전개되는 걸 빗댄 말이다. ①청와대의 의지 표명→②김무성 대표의 외국 방문(공무원연금 개혁 땐 중국, 이번엔 미국 방문) 직후 본격화될 개혁 드라이브→③여당이 총대를 메는 상황 등이 되풀이된다는 점에서다.


대통령 시동 걸고 김 대표 총대 메
야당·노동계 대화·설득 전면에
당내선 “청와대에 또 등 떠밀린 것”

 실제 박근혜 대통령은 두 사안 모두 직접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2월 대국민 담화에서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등 3개 공적 연금에 대해 재정 재계산을 실시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도 개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지난해 10월)과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지난해 12월) 등으로 독촉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에 대해 “최근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동시장 양극화가 우리 경제를 저성장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다”(지난해 12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노동시장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올 1월 12일) 등의 발언으로 여당을 재촉했다.



 김 대표가 25일부터 10일간 미국을 방문한다는 걸 감안하면 평행이론은 더 설득력을 얻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13~16일 중국을 다녀왔다. 이후 같은 달 28일 본인을 대표 발의자로 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며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도 김 대표가 미국을 다녀오면 당·청이 조율된 역할에 따라 노동개혁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간 이견이 뚜렷한 점도 공무원연금 개혁과 노동 개혁은 닮은꼴이다. 22일엔 여야 대표가 “노사정위원회를 재가동해 노동 개혁을 추진하자”(김 대표), “더 낮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 양산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라고 치고받았다. 공무원연금 때처럼 청와대의 압박 속에 여당이 야당과 노동계를 상대해야 한다. 노동 개혁의 쟁점인 근로시간 단축 등의 문제는 여야 입장차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 문제에 대해 야당은 “현행 주당 68시간인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대표는 22일 노사정위원회를 나와 복귀를 거부하고 있는 한국노총의 여의도 천막농성장을 방문했다 . “표를 잃을 각오로 노동 개혁을 하겠다”는 김 대표의 행보에도 불구하고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계 와 다투게 될 상황을 당내에선 우려한다. 한 경제통 중진 의원은 “김 대표가 청와대에 등 떠밀려 또 한 번 독과(毒果)를 집어들었는데, 공무원연금 개혁 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최고위원은 “어려운 일은 전부 당에서 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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