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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대출금 밑돌 때, 저소득층은 집 포기하면 빚 면제

중앙일보 2015.07.23 01:04 종합 5면 지면보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은 소득을 제대로 입증하는 만큼만 대출해주고, 변동금리·일시상환 대출에는 불이익을 주겠다는 게 골자다. 다음은 문답으로 풀어보는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


내년부터 적용되는 대출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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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자료를 내야 주택담보대출을 받나.



 “실제 소득을 입증할 수 있는 소득증빙자료만 인정한다는 게 원칙이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사업소득을 낮게 신고하던 자영업자는 그만큼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다. 대표적인 소득증빙자료는 소득금액증명원(사업소득), 원천징수영수증(근로소득), 연금지급기관 증명서(연금소득), 국민연금 납부액, 건강보험료 등이다. 신용카드 사용액이나 예금·신탁 증명서 등으로 소득을 추산하려면 까다로운 본점 심사를 거쳐야 한다. 적어도 최저생계비만큼 기준으로 소득을 인정해주던 관행도 사라진다. 그동안엔 아무 자료를 내지 않더라도 4인 가족 최저생계비를 근거로 연 소득 2000만원까지는 소득이 있는 것으로 봐줬다. 신용불량자만 아니면 소득 증명 없이도 10년 만기 1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데 내년부터는 불가능해진다.”



 - 거치식이나 일시상환 대출은 아예 받을 수 없게 되나.



 “신규 대출은 분할상환으로 유도한다는 게 정부 대책이지만 예외도 있다. 주택 구입용 대출이 아니거나 긴급자금 혹은 소액대출인 경우다. 명확한 상환 계획이 있을 때도 일시상환이 허용된다.”



 - 원금을 분할상환할 때와 만기에 한 번에 갚을 때 이자 부담과 매달 상환액은 어떻게 달라지나.



 “1억원을 일시상환 대출로 받아 5년 만기를 연장해 총 20년간 대출을 갖고 있었다고 가정하자. 매달 29만원씩 이자만 내다 원금 1억원은 마지막에 한꺼번에 갚으면 된다. 이와 달리 1억원을 20년간 원리금 균등 분할상환 조건으로 받으면 매달 58만원을 내는 대신 만기에 갚아야 할 원금은 없다. 20년간 갚아야 할 이자는 일시상환 때가 7000만원이다. 하지만 원금을 갚아가는 분할상환을 하면 총 이자도 3000만원으로 줄어든다.”



 - 원금 분할상환 대출은 금리가 내려가나.



 “정부는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에 내는 출연료를 대출 형태에 따라 다르게 할 예정이다.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은 낮은 출연료를, 일시상환 대출은 높은 출연료를 받는다. 이에 따라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의 금리를 내릴 여력이 생겨 실제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게 정부의 기대다.”



 - 변동금리 대출에 ‘스트레스 금리 ’를 적용하면 어떻게 되나.



 “스트레스 금리는 최근 3~5년간 금리 변동폭 등을 고려해 책정한다. 예컨대 최근 5년 내 금리가 2%포인트 범위에서 오르내렸다면 앞으로도 2%포인트 정도 금리가 뛸 수 있다고 보고 대출 한도도 이에 맞춰 축소하라는 취지다. 예를 들어 대출금리 3.5%에 스트레스 금리가 2%포인트라고 할 때 상환부담금은 원금에 5.5% 이자를 합산한 금액이 된다. 원리금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적정 대출금액도 그만큼 줄어든다. 예컨대 연 소득 3000만원인 직장인 A씨가 주택을 담보로 3.5% 변동금리로 1억원(만기 5년, 일시상환)을 빌린다고 가정하자. 내년에 금리가 실제로 2%포인트 더 오르더라도 A씨의 상환부담이 지금보다 늘지 않도록 유지하자면 대출금을 8700만원으로 줄여야 한다. A씨가 1억원을 다 대출받고 싶다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된다.”



 - 유한책임대출이 도입된다는데.



 “담보로 잡힌 집값이 은행 대출금보다 낮아져 ‘깡통주택’이 돼도 집만 은행에 넘기면 대출금 상환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미국 일부 주에서 채택하고 있다. 디딤돌 대출 등 주택도시기금 대출자 중 소득과 주택가격(규모)이 일정 수준 이하인 저소득층 대출자를 대상으로 연말부터 시범 도입한다.”



 -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우면 상호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9월부터 상호금융권의 토지·상가 담보대출 때도 담보 인정 한도를 낮추기로 했다. ‘풍선 효과’로 상호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상호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 때 은행권보다 느슨한 규제를 받아오다 지난해 8월부터는 은행권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받게 됐다. 그랬더니 규제가 덜한 상가·토지 등 비주택 담보대출이 2013년 6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0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를 막기 위해 상가·토지도 주택 수준으로 담보 인정 규제를 강화한다.”



 - 상호금융권의 상가·토지 담보대출 기준은 어떻게 변하나.



 “기존에 인정하던 각종 가산점 제도를 대폭 줄인다. 기본 한도에서 상호금융권이 재량으로 줄 수 있던 가산점을 없애고, 돈을 빌리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가산점을 현행 15~20%포인트에서 최대 10%포인트로 낮춘다. 이를 통해 현행 60~80%인 담보인정비율은 최저 50%까지 내려가게 된다. 예전 같으면 10억원대 상가를 담보로 상호금융권에서 6억~8억원을 빌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 5억원밖에 못 빌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 기존 대출자에게도 새 기준이 적용되나.



 “아니다. 다만 기존 대출도 내년 이후 증액하거나 다른 대출로 갈아탈 땐 새 기준을 적용받는다.”



강병철·김경진 기자 bonger@joongang.co.kr





◆스트레스 금리(stress rate)=앞으로 금리가 오를 때를 대비해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추가로 얹는 예비 금리. 주로 대출 시점 기준 3~5년간의 금리를 기준으로 정한다. 예컨대 대출금리 5%에 스트레스 금리가 3%포인트라고 하면 총 8%의 금리로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대출 한도를 정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대출 한도는 줄지만 나중에 금리가 오르더라도 충격은 완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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