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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임씨, 전문해커 아니다” 야당 “검찰, 해킹 수사해야”

중앙일보 2015.07.23 00:55 종합 8면 지면보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병헌 최고위원(뒷모습)의 발언을 듣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국정원 사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국민을 안심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오영식 최고위원. [김경빈 기자]


지난 18일 자살한 국가정보원 직원 임모(45)씨가 휴대전화 도·감청이 가능한 장비를 도입하고 운영했지만 해커는 아니었다고 국정원 사정에 밝은 여권 핵심인사가 전했다. 임씨가 해커인지 여부는 국정원이 내국인 사찰을 했는지 안 했는지와 관련된 문제다.

여권 “임씨는 장비 조작자일 뿐
국정원 전문 해커그룹 따로 있어”
이종걸 “진상 규명 청문회 필수”
민변, 전·현직 국정원장 내주 고발



 익명을 요구한 여권 핵심인사는 22일 “임씨는 해킹 장비를 도입·운영하기는 했지만 ‘전문 해커’는 아니었다”면서 “굳이 말하자면 임씨는 해킹 장비의 ‘조작자’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인사는 “국정원 내에 전문 해커그룹은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9일 이탈리아 해킹팀사(社)의 내부 자료가 다른 해커들에 의해 유출되면서 국정원이 이 회사로부터 휴대전화 도·감청 장비를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임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직후 국정원은 “임씨가 해당 장비를 구매하고 사용했던 책임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씨가 일부 자료를 삭제했지만 100% 복원이 가능하다”며 “복원되면 국회 정보위원회에 모두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병호 국정원장도 17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해당 장비 구입 사실을 시인하면서 “다만 북한 공작원 감청용이지 내국인 사찰용은 결코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종합하면 국정원은 ▶임씨가 속한 팀이 휴대전화 해킹 담당 부서였던 것은 맞지만 ▶이 부서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정원 전체가 내국인을 사찰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것이다. 임씨는 국정원 3차장 산하 기술개발국 과장이었다.



 하지만 국정원에 전문 해킹 부서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당장 야당에선 임씨가 관리하던 자료를 검증하는 것만으로는 국정원이 내국인 사찰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21일 “임씨가 일하던 현장에서, 그가 쓰던 컴퓨터를 다른 방으로 옮기기만 해도 현장조사는 의미가 없다”며 국정원 현장조사 무용론을 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 해커팀이 따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지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진상 규명을 위해선 국회 청문회와 검찰 수사가 필수적”이라며 “박 대통령이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은 전·현직 국정원장들을 통신비밀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시해 다음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고발장이 접수되면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첨단범죄수사부나 2차장 산하 공안부가 사건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글=남궁욱·서복현·위문희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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