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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윤의 교육 카페] 여름방학엔 선생님과 ‘톡’을 넘어 ‘통’할 수 있기를

중앙일보 2015.07.23 00:34 종합 22면 지면보기
“○○야! 방학 잘 보내고 있니?”



 “네”



 “그래. 건강히 잘 보내라.”



 “선생님도요.”



 교직 27년차라는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가 지난 방학에 한 제자와 주고받은 안부의 전문(全文)입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전화가 아니라 카톡으로 나눈 인사입니다. 대화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아예 없는 것보다 낫겠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짧다’는 생각입니다.



 초·중·고교가 잇따라 여름방학에 접어듭니다. 매일 얼굴을 보던 사제지간이 한동안 헤어져 있게 되죠.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부모들이 알고 싶듯 교사들은 “아이들의 방학 생활이 궁금하다”고 말합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방학나기를 얼마나 깊이 알고 있을까요.



 “3, 4년 전부터 아이들에게 안부 보내라고 독려를 안 해요. 힘든 일 있을 때 연락하라는 정도랄까.”



 서울 목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 교사의 답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이들이 방학에 너무 바쁘니까요.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학원에 많이 돌려서요.”



 교직 경력이 20년 넘은 그는 “그래도 아이들 안부가 궁금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학에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가정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소식을 듣기란 쉽지 않다고 하네요. 방학 내내 외국에 머물다 오고서도 개학하고 한참이 지나도록 얘기를 못 듣는 경우가 다반사라 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들로부터 “‘선생님 보고 싶어요’ 같은 문자를 받을 때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아주 가끔 있는 일이지만…”라고 교사는 덧붙입니다.



 아이뿐 아니라 부모들로부터 학생 소식을 듣기 어렵긴 마찬가지입니다. 왜일까요.



 서울 강남의 한 사립초 교사는 “부모님들은 학교에서 연락이 안 오면 ‘우리 아이가 보통 이상은 하나 보다’ 하고 넘어간다”며 “그래서인지 정말 큰일이 아니면 담임 교사에게 알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합니다. ‘큰일’이 아닌 사소한 것들도 교사들은 궁금하다고 합니다. 아침에 학교 오기 힘들어하는 학생이라면 방학엔 몇 시에 일어나는지, 공부를 어려워하는 학생이라면 방학에 체계적 학습 계획이 있는지, 부모에게 불만이 많은 친구라면 가족과 여행 계획이 있는지 등을 말입니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방학을 어떻게 보내는지 알면 개학 이후 지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덕분에 소통이 쉬워졌습니다.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오히려 잘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방학 중에 자녀가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도와주면 어떨까요. 선생님과 ‘톡’ 하기보다 ‘통(通)’할 수 있게끔.



성시윤 교육팀장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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