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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디젤·듀얼디자인 … 편견 깬 국산 중형세단 날갯짓

중앙일보 2015.07.23 00:06 부동산 및 광고특집 7면 지면보기
얼마 전까지 국산 중형 세단은 ‘중산층’의 대표 자동차였다. 소비층은 40~60대가 많았다. 보수적이지만 고급스런 사양으로 시장을 지켰다. 연비까지 좋으면 ‘흥행 보증수표’처럼 통해 내놓기 무섭게 팔렸다.


2000cc →1600cc 줄여 연비 개선
하이브리드 등 엔진 방식 다양화
역동적 디자인으로 젊은층 공략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장착도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가격을 낮춘 수입차 공세가 매서워졌다. 연비는 유럽 디젤 엔진에 주도권을 뺏겼다. 소비자들은 이런 차에 환호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들도 이같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눈치채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과거 중형세단의 ‘고정 관념’을 해체하기 위한 몸부림을 들여다 봤다.



다운사이징으로 연비 업 기술의 개발로 중형차급 차량에 소형 엔진의 탑재가 확대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SM5 TCE를 바탕으로 ‘중형차=2.0’ 공식을 무너트렸다. 배기량이 낮아 연비와 세금 등 이점이 있지만 성능은 2.5리터 엔진을 능가한다. [사진 르노삼성]


 ◆중형세단 엔진은 2000cc? … No!=‘중형세단 = 2.0 가솔린 엔진’은 하나의 공식처럼 받아들여졌다. 무난한 성능과 적당한 연비, 쉬운 유지 관리 등의 장점을 갖춰 대중성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공식은 지난 2013년 나온 SM5 TCE가 깨뜨렸다. 이 모델은 ‘1.6 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달았다. 배기량은 준중형차급으로 비춰졌다. 그런데 실제 성능은 2.5 리터 엔진보다 낫다. 연비도 좋다. 이 때문에 SM5는 중형 세단의 ‘다운사이징’(엔진의 소형·고성능화)을 주도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르노삼성은 뒤이어 SM5 D를 내놨다. 배기량을 1.5 리터로 더 낮추고, 1리터 연료로 16.5km를 주행할 수 있는 높은 연비가 최대 강점이었다. 배기량이 작아 소형차로 분류된 만큼 ‘세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이에 현대차도 LF 쏘나타에 1.6리터 가솔린 터보엔진과 1.7리터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공유하는 기아차 역시 K5에 동일한 엔진들을 투입하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경유·전기 등 연료 다양화 중형 세단 시장에도 디젤 모델이 인기다. 말리부 디젤은 출시 한 달 만에 1년치 물량이 매진되기도 했다. SM5 D는 경차 수준의 연비로 인기다. 쏘나타는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다양화됐다. [사진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은 가솔린 차? … No! =중형 세단에 가솔린 엔진 대신 디젤 엔진을 장착하려는 시도는 오래 전에도 있었다. 대우자동차 시절의 고급차 라인인 로얄 시리즈에도 이미 디젤 버전이 있었다. 하지만 승용차는 고급차라는 인식을 강했던 당시 시장 상황 때문에 조기 단종되는 아픔을 겪었다. 한편 기아차도 콩코드 디젤, 현대자동차도 NF 쏘나타에 디젤엔진을 얹었던 역사가 있다.



 본격적인 디젤 중형세단의 성장세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모델은 쉐보레 말리부다. 지난 2014년 3월 선보인 말리부 디젤은 출시 뒤 한 달 만에 당초 예정한 3000대 물량을 모두 팔았다. 말리부 디젤은 독일 오펠사의 2.0 터보 디젤 엔진과 일본 아이신사의 6단 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35.8kg.m를 발휘하며 리터당 13.3km의 연비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말리부 디젤 출시 후 현대차가 그랜저 디젤을 내놨고, 르노삼성차도 SM5 D를 내놓으며 디젤 중형 시장을 달아오르게 했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 외에 중형세단 최초로 하이브리드 동력원을 탑재한 차는 2011년의 YF쏘나타였다. 그리고 현재의 LF쏘나타 하이브리드까지 발전해왔다.



 최근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 외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까지 확장시켰다. 가정용 전기로 차량을 충천할 수 있다. 전기모터만으로 최대 44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 모델 두 가지 디자인 기아자동차는 신형 K5를 출시하면서 ‘2개의 디자인’을 내세웠다. 국산 중형 세단 중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신형 K5가 최초다. SX 모델은 스포티함에, MX 모델은 세련된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사진 기아자동차]


 ◆중형세단은 중년차? … No! = 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중형세단의 특성상 개성보다 무난함이 강조된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들에게 큰 관심을 얻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모델이 그렇진 않다. 성능을 강조하며 젊은 소비자의 관심을 끈 차들도 있다. 성능을 강조한 대표적 모델로는 2011년 출시한 YF쏘나타를 꼽는다. 당시로선 상당한 출력인 271마력과 37.2kg.m의 토크를 앞세웠다. 이런 성능은 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통해 구현됐다.



 쏘나타 터보가 가속 성능에서 젊은층 관심을 끌었다면 같은 시기 출시된 쉐보레 말리부는 핸들링 성능과 기본기를 앞세우며 완성도 높은 중형세단의 입지를 다져나갔다. 특히 기존 중형세단에서 느낄 수 없던 탄탄한 차체 강성, 다양한 노면에서 차체를 지지하는 서스펜션 등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조금 더 자유로운 성능을 발휘하는 말리부 2.4는 특유의 마니아층도 형성했다.



 지난 15일 나온 기아차의 신형 K5는 ‘2개의 얼굴’을 내세우며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려 노력 중이다. SX 모델은 스포티한 디자인을 내세우며 젊은 소비자들 공략에 나섰다. 반면 균형감 있는 디자인을 가진 MX 모델은 기성 세대를 담당한다. 여기에 2.0 가솔린 엔진을 시작으로 고성능의 2.0 터보, 고효율의 1.7 디젤, 다운사이징 가솔린 모델인 1.6 터보 등 다채로운 엔진도 기호가 다양한 젊은층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오토뷰=김기태 PD kitaepd@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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