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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자동차 테스트 앞유리 와이퍼 발명 … 기술의 진화 이끈 여심

중앙일보 2015.07.23 00:05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자동차 시장에서 ‘여성의 지위’는 상당하다.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세계적으로 차를 살 때 여성들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비율이 60%를 넘는다”고 말한 적도 있다. GM은 여성의 구매 결정권이 이보다 높은 85~95%에 달하는 걸로 보고 있다.



◆‘화장거울·자동주차’ 공 들이는 업체들=업계가 ‘여심(女心)’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표적인 부분이 자동차에 포함된 다양한 수납공간이다. 쉐보레 트랙스와 크루즈 등은 기존의 조수석 ‘글로브 박스’에 더해 대시보드 상단에 별도의 작은 수납공간을 추가했다. 캐딜락 ATS와 CTS는 운전석·조수석 사이의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열리면 내부 수납공간이 드러나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요즘엔 핸드백 걸이를 갖춘 차량들도 많다.



원터치로 열리고 닫히는 캐딜락의 센터페시아, 볼보 부스터 시트. [사진 캐딜락, 볼보]


 햇빛을 가리는 선바이저 내부에 거울과 조명을 추가하는 것도 기본이 됐다. 렉서스 NX는 별도의 화장 거울을 갖춰놓았다. 피부에 민감한 여성들을 위해 적용된 자외선 차단 유리도 현재 대부분의 차량에 적용된 품목이다.



 각종 편의 장비도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발전하고 있다. 닛산은 주차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차량의 전후좌우에 카메라를 달아 주변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평행주차는 물론 직각주차와 주차된 차량을 빼주는 기능까지 등장하고 있다.



 여성이 자녀와 함께 차를 쓴다는 걸 감안해 안전 성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3세 미만 영유아에게 에어백이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아이가 탔을 때 에어백 작동 여부를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탑승자의 몸무게가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기도 한다. 안전성을 내세우는 볼보는 별도의 어린이 전용시트 장착 없이 시트의 구조를 변경시켜 유아들의 안전한 탑승을 돕는 ‘부스터 시트’를 내놓기도 했다.



 위급한 상황을 미리 인지해 알려주고, 자동으로 차량을 정지하는 안전기술도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차량의 첨단 안전기능이 발전하면서 여성은 물론 남성의 자동차 사고율도 낮아지는 추세”라는 분석 결과도 발표했다.



  ◆‘시동 모터’ 발명으로 여성 운전 늘어=사실 자동차와 여성의 관계는 역사가 깊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 시험 역시 여성이 진행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는 카를 벤츠가 개발했다. 이 차를 운전한 것은 그의 부인 베르타 벤츠였다. 두 아이를 태우고 106㎞ 거리를 달렸다.



1888년 베르타 벤츠는 두 아들과 남편이 만든 차로 만하임에서 친정 집인 포르츠하임까지 총 106km의 거리를 이동하는데 성공했다. [사진 다임러]


 여성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은 ‘시동 모터’가 발명되면서 높아졌다. 과거엔 시동을 걸려면 엔진 크랭크 축에 ‘금속 막대’를 넣고 사람의 힘으로 돌려야 했다. 여성의 힘으론 쉽지 않았다. 부상위험도 컸다. 하지만 시동 모터가 발명된 뒤로 여성들도 쉽게 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비·눈으로부터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윈도 와이퍼’도 여성이 발명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매리 앤더슨 부인은 비 때문에 전차를 운전하지 못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빗자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금의 와이퍼를 만들었다.



 ◆차 디자인에서도 맹활약=최근엔 디자인 분야에서도 여성들이 맹활약한다. 1945년 포드가 여성 디자이너를 고용한 것을 시작으로 GM도 1958년부터 뒤따랐다. 현재 한국인 여성 디자이너도 세계적 자동차 업체에서 실력을 뽐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에선 조진영씨가 여성 최초의 외관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링컨의 내부 디자인을 총괄하는 강수영 디자이너는 포드·링컨 디자이너로 28년간 근무한 경륜을 자랑한다. 여성적인 섬세한 표현은 물론 다양한 고급 소재를 활용해 완성도 높은 실내를 구현해 내고 있다.



유려한 MKZ와 MKC 등이 그녀의 작품이다. 국내 업체의 경우 기아자동차에서 박윤정씨가 외관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여성 디자이너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오토뷰=강현영 기자 blue@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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