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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의 부동산 맥짚기] 생물 같은 상권 … 대형복합물 변수 챙겨라

중앙일보 2015.07.23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상권은 끊임없이 변한다. 절대 망하지 않을 것 같은 지역도 어느 날 쇠퇴의 늪에 빠지는가 하면 무명의 장소인데도 인기 업종이 등장하면서 부가가치 높은 상권으로 도약하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 이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트렌드와 건물 임대료의 영향에 비롯된 현상이 아닌가 싶다.

 모름지기 상가 투자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잘 타야 성공하는 법이다.

먼저 한국의 대표 상권 서울 명동을 보자. 강남 상권이 번성하기 전까지 명동을 따라올 주자는 아무데도 없었다. 그랬던 명동도 1990년대 강남 발전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름값을 못하고 허망하게 밀려나는가 싶었으나 2000년대 후반부터 엔화값 상승에 따른 일본 관광객 급증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명동은 한류 열풍에 힘입어 물밀듯이 밀려온 중국 관광객으로 인해 옛 영광의 환희를 만끽하고 있다.

 강남의 대표상권은 압구정 로데오거리였다. 이곳도 2000년대 들어 임대료가 대폭 치솟으면서 상인이 빠져나가 어려움을 겪었다. 이 영향으로 가로수길이 강남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고 임대료도 덩달아 급등했다. 기존 업종은 사라지고 대신 대기업 명품관이 속속 들어오면서 고급상권으로 변신 중이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훨씬 좋아졌다.

이태원은 외국인에게 많이 알려진 곳이다. 유명세만큼이나 임대료도 비싸다. 그래서 상인은 도피처를 찾았다. 인근의 경리단길 상권이다.

 한때 이화여대 상권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이곳도 상인이 홍대권 등으로 흩어지면서 쇠락하기 시작했고 젊음의 거리로 북적대던 대학로도 활력을 잃었다. 임대료가 비싸 기존 업종이 떠나버려서 그렇다.

 요즘 최고의 스타 상권으로 꼽히는 홍대권도 변화의 모습이 역력하다. 자본력을 앞세운 매머드 건물이 늘어나면서 기존 상인은 인근의 연남동·합정역권으로 흘러들었다. 임대료가 3~4년 전보다 4배가량 치솟아 살길을 찾아 임대료가 싼 지역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래서 상권의 업종은 임대료에 맞춰 바뀐다.

떠나는 업종이 있으면 들어오는 품목도 있는 법이다. 가로수길과 같이 브랜드 업종 유입으로 부가가치가 높아지기도 하지만 이대·대학로처럼 투자성이 떨어지는 상권도 적지 않다.

 작은 상권의 부침은 더욱 심하다. 이런 곳은 한번 쇠퇴하기 시작하면 재기가 어렵다. 반면에 큰 상권은 변신의 폭이 넓다. 받쳐주는 수요가 있으면 트렌드에 맞는 업종으로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다.

 변수는 전국 곳곳에 건설되는 대형 복합몰이다. 동네 상권에 큰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 문을 연 일산 이마트타운은 지금까지 하루 평균 매출이 13억원으로 알려진다. 이는 다 주변 상권의 수요자가 만들어준 것 아니겠나. 다른 상권이 그만큼 위축된다는 의미다. 수요는 한계가 있는데 자꾸 상권이 생기면 어딘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

 상가투자 때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졌다. 트렌드와 임대료 변화는 물론 주변 개발 여부도 꼭 따져봐야 할 사안이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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