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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원 겸직 장관’의 선거 출마, 원칙을 정하라

중앙일보 2015.07.23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지역구 국회의원을 겸직하는 장관 5명을 둘러싼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이들이 출마할지, 출마한다면 언제 장관을 그만둘지, 이런 문제가 불투명해 부처 업무에 지장은 없는지 의문이 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반복해서 ‘개인적 행로 또는 개인적 일정’에 쏠리지 말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명쾌하지 않다. 출마하지 말라는 건지, 출마해도 좋지만 사퇴할 때까지는 업무에 전념하라는 건지, 사퇴할 수 있는 시점은 언제라는 건지 모두 모호하다.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원칙이 필요하다.



 역대 대통령이 지역구 의원을 장관으로 발탁한 데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돋보이는 능력을 가진 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국회의원을 택할 경우 청문회 통과가 상대적으로 쉽고 당정 협력이 용이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겸직은 오랫동안 근본적으로 삼권분립의 정신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내각제에서는 의원들이 장관을 맡지만 대통령제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예 법으로 금지하자는 주장도 있어 왔다. 이런 논란을 감안하면 겸직은 불가피한 경우에 최소한도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겸직 운용에 대한 원칙적 관행도 마련되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장관의 선거 출마다. 지난 2월 유일호·유기준 장관이 임명됐을 때 이들이 출마를 위해 연말에 사퇴한다는 걸 전제로 “10개월짜리 장관을 임명하나”라는 지적이 있었다. 대통령들은 앞으로 의원을 발탁할 때 선거 출마를 용인할지, 용인한다면 선거 몇 개월 전에 사퇴시킬지를 밝혀야 한다. 그러면 후보자는 장관직 수용 여부를 정할 수 있다. 이런 점이 투명해지면 장관도 부처 공무원도 보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원칙이 없는 상태에서 장관이 된 의원들에게 출마를 포기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현재 내각에 있는 5명에게도 대통령은 개인적 일정을 자제하라고 하기보다는 이렇게 말하는 게 필요할 것이다. “출마를 원하는 이는 특정 시점 이후에 사퇴할 수 있다. 그때까지는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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