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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반대매매 분쟁 급증…상환 만기일 꼼꼼히 챙기세요

중앙일보 2015.07.21 16:29
올해 초 주식 투자자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B증권사 계좌로 갖고 있던 주식 1000주가 자신도 모르게 처분된 것이다. 급한 마음에 팔린 주식 전부를 다시 사들였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해 1주당 2만원 씩 20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A씨가 항의하자 B사는 A씨가 이용한 예탁증권담보대출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B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예탁증권담보대출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B사는 A씨가 대출금 상환 만기일이 지났음에도 돈을 갚지 않아 담보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억울했다. 증권사로부터 대출 만기일을 전해들은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B사의 증권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해 A씨에게 만기일이 통보되지 않았다. 이 사건의 분쟁 조정을 맡은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고객에게 사전에 상환일을 알리지 않고 반대매매를 한 것은 위법”이라며 “A씨가 주식을 다시 사면서 생긴 2000여만 원의 손실을 B사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올해 상반기 증권·선물업계에선 주식·선물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생긴 민원·분쟁이 많았다.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가 늘었고, 이로 인해 반대매매 분쟁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21일 시장감시위원회에 따르면 주식시장의 신용거래 잔고는 지난해 하반기 5조900억 원에서 상반기 7조63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주식·선물 주문집행 관련 민원·분쟁이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124건에서 올해 상반기 209건으로 68%나 증가했다. 반대매매 분쟁 역시 33건에서 48건으로 늘었다. 증권사 전산장애로 인한 분쟁도 같은 기간 91건에서 161건으로 급증했다.



이에 반해 올해 증권·선물업계의 상반기 전체 민원·분쟁 건수는 1055건이다. 지난해 하반기(1016건)에 비해 4% 밖에 늘지 않았다.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주식 일임매매 등 주가 하락으로 인한 민원ㆍ분쟁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감시위원회 황우경 분쟁조정팀장은 "신용거래 잔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반대매매 관련 분쟁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증권·선물회사 홈페이지 등에서 수시로 약관과 상환 만기일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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