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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앞 화재 사망자, 감사원에 춘천시 감사 요구했던 것으로 나타나

중앙일보 2015.07.21 04:44
20일 삼청동 감사원 앞에서 화재가 난 싼타페 차량 안에서 사망한 남성은 차량 주인인 이모(59)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가 감사원에 불만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지문 감식 결과 차량 안에서 발견된 남성 시신은 차량 주인으로 등록된 이씨와 동일 인물”이라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0년 춘천장애인협회 지회장으로 춘천시 장애인 보호작업장을 운영하면서 81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씨가 공금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그가 갖고 있던 장애인보호작업장 운영권은 한국 지체장애인협회로 넘어가게 됐고 이씨는 이를 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씨는 최근 감사원에 춘천시를 감사해달라고 요청해 감사가 진행됐으나 감사원은 별다른 지적사항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낮 12시 27분쯤 감사원 앞에 정차된 이씨의 싼타페 차량에서 불이 나 차량 전체가 불탔고, 내부에서 남성 탑승자로 추정되는 형체만 남은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차량 조수석에서 신문지 한 면 크기 정도의 휘발유통이 발견됨에 따라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이씨의 싼타페 차량은 이날 오후 12시 19분 재동초등학교에서 감사원을 거쳐 22분쯤 감사원에서 50m 가량 떨어진 비탈에 정차했다. 이후 27분 운전석 쪽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한다.

서현수 종로서 형사과장은 “불길이 운전석 쪽에서 먼저 올라왔지만 엔진 쪽에서 폭발이 일어나 운전석 쪽으로 옮겨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차량이 모두 탔기 때문에 원래 없었는지는 알 수 없으며 현재로선 자살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시신을 부검하고 이씨의 가족들을 조사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고, 차량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조혜경 기자, 춘천=박진호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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