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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장 출신 vs 보안 백신 개발자

중앙일보 2015.07.21 01:28 종합 3면 지면보기
이철우 새누리 의원(左), 안랩 창업한 안철수(右)
국정원 해킹 의혹 정국에서 야당은 창이고, 여당은 방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안철수(초선·서울 노원병) 의원을, 새누리당은 이철우(재선·경북 김천) 의원을 선봉에 세웠다. 보안 전문가(안 의원)가 찌르면, 국정원 출신(이 의원)이 막는다. 여기에 앵커 출신 새정치연합 신경민 의원(초선·서울 영등포을)과 검사 출신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재선·부산 북-강서갑)이 각각 뒷받침하며 ‘복식 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철우 새누리 의원
국정원서 21년 경력
박민식과 ‘방패’ 맡아
안랩 창업한 안철수
신경민과 투톱 체제
해킹 의혹 ‘창’ 담당

 안 의원은 한국 최초의 컴퓨터 백신프로그램인 ‘V3 시리즈’를 만든 IT·보안 전문가다. 그가 설립한 ‘안랩’은 이탈리아 해킹팀사(社)와 이미 대결했다. 국정원 구매대행사인 나나테크가 해킹팀에 보낸 e메일엔 “V3가 악성코드로 (해킹프로그램을) 감지하니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 의원은 야당이 제기한 의혹을 일일이 해명하며 무력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9일엔 언론 브리핑을 두 번 했고, 20일엔 라디오 인터뷰 2번, 언론 브리핑 1번을 했다. 야당은 “국정원 대변인이냐”(신경민)고 야유하고 있지만 그는 “야당의 정치 공세가 국정원 직원의 희생을 불렀다”고 받아쳤다. 이 의원은 공채로 국정원에 들어가 21년간 근무하며 국장까지 지냈다. 국정원 사정에 밝은 그는 2008년 초선 시절부터 국회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를 맡았다. 지금도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다.



 당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위원장으로 정국의 전면에 등장한 안 의원은 컴퓨터 백신 전문가답게 제일 먼저 한 일이 ‘대국민 검진센터’ 설치였다. 맞춤형 해킹 백신을 제작해주는 곳이다.



 그런 안 의원에게 이 의원은 “최고 전문가라는 안 의원이 국정원에 가서 보면 될 것 아니냐”고 현장조사로 ‘유인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안 의원은 “디지털 사건은 데이터가 핵심인데, 컴퓨터만 옮겨놔도 현장조사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꿈쩍하지 않고 있다. 야당의 ‘선(先) 진상조사, 후(後) 국정원 현장검증’은 안 의원이 정한 입장이라고 한다.



 국정원 현장조사 문제는 20일 오후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정보위 간사 회동에서도 최대 쟁점이었다. 이번엔 신경민-박민식 의원이 바통을 넘겨받아 일합을 겨뤘다.



 ▶박민식=“애초 정보위 비공개 회의 때 현장조사를 먼저 제안한 분은 야당 측 아닌가. 현장조사를 왜 거절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신경민=“국정원 요원이 갑자기 죽고, 모든 파일을 삭제했다고 한다. 이런 이상한 국정원은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 문제를 안보 차원에서 접근한다. 야유회나 견학 가려는 게 아니다.”



 신 의원은 지난 대선 때 국정원 댓글 사건 당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을 지냈다. 박 의원은 검찰 시절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한 적이 있다. 이들의 대화 중엔 ‘로그파일’(컴퓨터 시스템의 사용 내역을 기록한 파일), ‘디지털 포렌식’(삭제된 자료 복원 등 전산자료 수집·분석 기법), ‘디가우징’(강한 자력을 활용한 물리적 삭제) 같은 IT용어도 수시로 등장한다.



이지상·정종문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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