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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사설] 유로존과 그렉시트

중앙일보 2015.07.21 00:11 종합 26면 지면보기
유로존은 유로화를 국가통화로 사용하는 19개국 모임을 통칭하는 용어다. 유로존의 정책을 좌우하는 주도 세력은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그리고 경제가 탄탄하고 발언권이 센 독일과 프랑스 정부 등이다. 그리스가 국민투표 실시 결과 국제채권단의 요구안을 거부하자 독일 정부가 강경하게 맞섰고, 이에 따라 그렉시트(그리스의 탈퇴)의 우려가 높았다.



 지난 16일 그리스 의회는 12시간의 진통 끝에 유로존이 요구한 4개 개혁법안(부가가치세 인상, 연금 삭감, 통계청 독립성 강화, 재정지출 자동 삭감)을 통과시켰다. 그리스의 굴복에 대한 화답으로 유로존은 그리스에 대한 응급조치를 시작했다. ECB는 긴급 유동성 지원 한도를 늘려 그동안 영업정지 상태에 있던 그리스 은행의 숨통을 틔워주었다. 유로그룹(유럽 재무장관 모임)도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기로 하고 당장 긴급 지원을 위해 70억 유로를 단기자금(브리지론)으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언론을 통해 그리스 부채 탕감을 위한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스나 유로존 모두 각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 발씩 물러났고, ‘그리스가 있는 유로존’의 원칙도 유지됐다.



 그러나 그리스 내부에서는 국민투표를 정면으로 배신한 법안에 대해 국민의 저항이 매우 거세다. 또한 이미 가혹한 긴축안을 수용했던 슬로바키아 등도 불만이 높으며, 향후 스페인이 그리스의 선례를 학습할 것으로 예상돼 유로존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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