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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테헤란로·서울로 시대 다시 열 기회

중앙일보 2015.07.21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지난 달 우리나라 기업인 50여명과 함께 이란 시장 진출을 위해 2박5일 일정으로 테헤란에 다녀왔다. 지난 1977년 양국 우호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에는 테헤란로를, 테헤란에는 서울로를 만들 정도로 두 나라는 가까웠다. 하지만 우리가 국제적인 이란 제재에 동참하면서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다. 이란은 다른 중동 국가와 달리 아랍어가 아닌 페르시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국민들 또한 옛 페르시아 제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면서 경제가 침체됐지만, 직접 마주한 이란의 시내 거리와 전통 바자르(시장)는 예상보다 훨씬 더 활기를 띠고 있었다.



 마침 지난 14일 이란과 미국·영국·러시아 등 5개국은 기존 시한을 세 차례나 연장하는 진통 끝에 핵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2002년 8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 존재가 알려진 지 13년 만의 역사적 사건이었다.



2014년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4041억 달러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 2위다. 한반도의 7.5배에 달하는 영토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걸프만과 카스피해 모두를 접하고 있다. GCC(걸프협력회의)·중앙아시아·서남아시아와 연결이 용이한 지리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또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2위 등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구 8000만 명의 노동력과 소비시장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국제사회의 이란 제재로 경제가 침체하면서 2013년 6월 당선된 중도·실용주의 노선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침체한 이란 경제를 회복시키려고 애를 쓰고 있다.



 무역협회가 지난 달 개최한 한국·이란 비즈니스 포럼엔 300여 명이 참석해 한국에 대한 이란의 높은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 포럼에 참석한 이란 기업인들은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란의 인프라와 제조시설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단 플랜트·발전소·자동차 공장 등 기존 노후시설의 업그레이드와 같은 실질적 프로젝트부터 시도하는 게 양국 경제협력 확대의 시작이다.



 이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점진적 기술 이전을 수반한 합작투자와 현지 노동력의 역량강화 등 물적·인적 교류를 동시에 추진하는 현지화 전략이 효과적이다. 특히 인프라와 플랜트 등 중대형 프로젝트에 필수적인 금융 조달을 위해 이란에 대한 ‘맞춤형 파이낸싱’ 전략도 동반돼야 한다. 민간차원의 금융조달은 리스크 때문에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란의 소비재 시장은 우리 수출 중소기업들의 진출 가능성이 큰 부분이다. 오랜 제재로 소비재가 부족하고 향후 이란 경제 성장에 따른 구매력 확대로 소비재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우리 중소기업들은 관련 정보가 부족해 이란 내수시장의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종합상사들과 협업해 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종합적인 상황을 감안해 정부도 이란에 진출하는 기업을 위해 적극적 지원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국제사회와 고립돼 있던 이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므로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이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기업에 전달해 줬으면 한다.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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