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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로 익사 막는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5.07.21 00:01
[뉴스위크] 2014년 4월 8일, 미국 플로리다 남부의 그림엽서처럼 아름답고 청명한 날이었다. 플로리다주 디어필드 비치의 두살배기 쌍둥이 하마니와 하모니 웨스트는 삼촌과 함께 색칠놀이와 인형놀이를 하며 즐거운 오전시간을 보냈다. 정오를 약간 지나 엄마 아빠가 대형마트 타겟에서 오전 근무를 마치고 귀가했다. 쌍둥이 자매는 침대에 누워 엄마 아빠 곁에서 낮잠을 청했다. 부모가 먼저 잠이 들었다.







악몽은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시작됐다. 쌍둥이가 없었다. 아파트의 육중한 출입문이 열려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 어린 것들이 이제껏 한번도 열지 못했던 출입문을 열어젖히고 계단을 걸어 내려가 아파트 단지의 반짝이는 풀장으로 향한 것이다. 가족 변호사 앤드류 야파에 따르면 풀장 문은 “열린 채로 고정돼 있었으며 며칠 동안 고장 난 상태였다. 입주자들이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었다.” 아기들이 경찰과 응급구조사(EMT)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아이들 아빠 하워드 웨스트의 눈에 잡혔다. 그들은 아이들을 소생시키려 애쓰고 있었다. 그 몇 분 전에 휴가를 즐기던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부부가 아기들을 풀장에서 끌어내 911구조대에 전화를 걸고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어느 누구도 덜어줄 수 없는 고통 속에 살아간다”고 웨스트가 말했다. “3개월 된 아기 헤븐을 새로 얻었지만 마음 속의 빈 자리는 채워지지 않는다. 그조차 우리 아픔을 달래 주지 못한다.”



통계를 보면 누구나 허탈감에 빠진다. 미국 질병통제 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일 어림잡아 10명의 미국인이 익사한다. 웨스트 쌍둥이처럼 1~4세 어린이 중에서는 익사가 사고사의 제1 원인이다. 어린이 사고는 대부분 수영장에서 발생한다. 물론 여름에 사망률이 가장 높다.



위험은 상당 부분 아이들이 하지 말아야 할 때 수영을 하는 데서 비롯된다. 2010년 미국수영재단이 멤피스대학에 조사를 의뢰했다. 6개 도시의 표본 집단 아동 중 수영을 거의 또는 잘 못한다고 답한 아동이 절반을 웃돌았다. “하지만 바로 그 아이들 중 다수가 여름에 최소 5회 이상 물놀이를 간다고 말한다”고 보고서 작성자 중 1명인 캐럴 어윈이 말했다. 영국으로부터 방글라데시에 이르기까지 각국이 공교육의 필수과정에 수영강습을 포함 시킨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다르다. 일단의 주의원이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는 수영강습 의무화를 추진했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대부분 예산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지역 레크리에이션 센터, 미국적십자사와 미국수영협회 같은 전국 조직, 그리고 부모들이 그 부담을 떠안았다.



다수가 최신 소비 제품에 의존한다. 대표적인 예가 수영자들이 착용하는 가벼운 목걸이 형태의 ‘SEAL 스윔세이프 밴드’다. 무선주파수 제어 밴드 그리고 짝을 이루는 조종 세트(물 밖에 위치한다)로 이뤄진다. 미리 설정한 시간 이상 물 속에 가라앉아 있을 경우 일련의 단계적인 알람과 섬광등이 작동해 보호자와 인명구조원에게 잠재적인 사고를 통보한다.



두 어린 자식을 둔 그레이엄 스나이더 박사가 SEAL 스윔세이프 밴드를 개발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엔지니어이자 응급실 의사다. “익사는 위급상황처럼 보이지 않는다. 비명을 지르거나 팔을 휘두르지 못한다. 고통스런 침묵”이라고 스나이더 박사가 말했다. 많은 익사 피해자를 치료하고 공용 수영장 사고의 감시 동영상을 몇 시간 동안 검토한 뒤였다. “경험 없는 어른의 경우 신호를 놓칠 수 있다. 게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일정한 간격으로 물 위로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완전히 가라앉는다.”



스나이더 박사는 지난 5년 동안 감시 밴드를 개발해 왔다. 모든 수준과 연령의 수영자들에게 유용한 장치라고 그는 말한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즉각적인 알람), 계주 참가 아동(20초), 성인 선수(최대 1분까지 수중에서 안전하게 헤엄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고령자다. 중앙 제어장치, 충전기, 밴드 세트의 소매가는 400달러 선이다. 별도로 밴드를 추가하면 150달러. 하나의 중앙 제어장치로 한꺼번에 수십 개의 밴드를 모니터할 수 있다. 이 세트는 미국 각지의 1만5000여 풀장과 스파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하지만 스나이더 박사는 SEAL 스윔세이프 밴드가 수영강습이나 어른의 감시를 대신하지는 못한다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사람들이 고도의 경계태세를 갖추고 위험한 상황을 바로잡을 준비가 됐을 때의 추가적인 보호막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전역의 YMCA에선 여름 프로그램에 스윔세이프 밴드를 사용하고 있다. 올가을 후반에는 대형 유람선 업체 한 곳도 승객에게 밴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캐슬린 월린 플러친스키는 2007년경에 그 밴드가 나왔더라면 하고 아쉬워한다. 당시 그녀의 4살배기 아들 존이 휴스턴의 고급 여름 캠프에서 익사했다. 아이가 수영강습을 많이 받았고 구조대원과 지도교사가 풀장 안팎에 있었지만(캠프는 2대1에 가까운 성인과 아동의 비율을 자랑했다) 아이가 숨이 넘어가는 동안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제 역할을 하리라고 믿었던 모든 보호수단의 집행·확인·관리를 전적으로 인간에게 의존했다”고 플러친스키가 돌이켰다. “인간이 담당하는 모든 단계에서 실패했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모니터를 달았더라면 지금 살아 있었으리라고 믿는다.”



수영장의 비극을 예방하려는 취지의 또 다른 기기는 아이스윔밴드(iSwimband)다. 배터리로 작동되는 모니터가 헤드밴드 또는 고글에 부착됐다. 3명의 아버지가 힘을 합쳐 이 제품을 설계하고 제조했다. 코네티컷주 여름 캠프에서 동네의 한 어린이가 익사할 뻔한 사고가 발생한 뒤였다. 아이스윔밴드는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앱에 연결된다. 앱은 부모가 자신의 IOS나 안드로이드 단말기에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아이가 정해진 시간 이상 물 속에서 나오지 않으면 날카로운 사이렌이 울린다. 아이스윔밴드의 소매가는 59.99달러. 완구 전문매장 토이저러스, 그리고 대형 마트 타겟과 월마트에서 판매된다. “120달러짜리 나이키 운동화를 아이들에게 사주는 부모라면 아이스윔밴드도 구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제조사의 최고운영책임자 폴 뉴컴이 말했다. 지금껏 1만6000개의 주문이 들어왔다. 앞으로 1년 동안 세계적으로 10만 대가 팔릴 것으로 폴 추 CEO는 예상한다. 차세대 아이스윔밴드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에 접속해 한번에 최대 100개의 밴드를 연결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신기술로 아이들의 익사 완전히 막을 수 없어



이 같은 모니터 장치가 처음은 아니다. 더 단순한 ‘세이프티 터틀(Safety Turtle)’이 그 효시다. 배터리로 작동되는 ‘인간 맥주병’ 용 이 손목밴드는 1999년 첫선을 보였다. 나일론 밴드에 부착된 밝은 색 거북이에는 자물쇠와 열쇠까지 딸려 있다. 맥도널드의 어린이 메뉴 ‘해피 밀’에 들어 있을 법한 경품처럼 보인다. 하지만 물에 젖는 순간 본체로 무선신호가 전송돼 알람이 울린다. 본체와 한 개의 밴드 가격은 150달러. ‘세이프티 터틀’ 제조사인 RJE는 동종의 애완동물용 모델도 판매한다.



수중안전장치가 필수품으로 간주되는 곳은 풀장뿐이 아니다. 칠레 산티아고의 X-캠과 그린 솔루션스는 바닷가에 ‘무인기 지원 인명구조 타워(drone-aided lifeguard towers)’를 도입하기 위해 손잡았다. GPS 추적장치가 장착된 특수 무인기가 구명튜브를 운반해 잠재 피해자에게 떨어뜨린다. 그뿐 아니라 내장 스피커를 통해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제반 조사에선 무인기가 숙련된 구조대원보다 3분 가까이 빨리 피해자에게 도달했다. X캠의 무인기는 리튬 충전 배터리로 비행한다. 배터리는 태양발전 타워에서 재충전된다. 발전 타워는 휴대전화 충전기, 와이파이 센터, 광고 본부 역할도 겸한다. 2000달러짜리 무인기, 통제센터, 관리자의 후원사로 나서는 기업에는 타워에 로고를 새겨준다. 지금껏 칠레의 가장 혼잡한 해변 두 곳(비냐 델 마르와 알가로보)에서 올여름(칠레의 여름은 12월부터 2월까지다) 이 인명구조용 무인기를 선보인다. 미국과 이란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개발되는 중이다.



하지만 기계장치가 사람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을 모두가 반기지는 않는다. “감시자가 있는 환경에서 기술이 추가적인 보호막 역할을 맡아 특정한 유형의 익사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부모와 인명구조대원이 그것을 믿고 방심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고 저명한 익사방지 전문가인 프란세스코 피아가 말했다. 어떤 것도 교육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그는 말한다.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 소아과학회지의 한 연구에선 대다수 청소년의 경우 안전교육을 받은 뒤 익사 위험이 88%나 줄었다. “그러나 교육도 아이들의 익사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고 플러친스키는 반박한다. 그녀는 아들이 사망한 뒤 수영안전 사이트 swimsafe4life.com을 개설하고 지역과 주 단위의 수많은 안전 캠페인을 시작했다. “많은 활동분야에서 아동 안전을 위해 기술을 도입했다. 수영도 그 뒤를 따를 때가 되지 않았을까?”



캐롤리나 부이아 뉴스위크 기자

[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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