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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알려주면 회비 보낼게요" 잘못 보내진 문자 이용해 돈 가로채

중앙일보 2015.07.17 12:03
휴대전화 번호가 바뀐지 모르고 잘못 전송한 문자를 이용해 돈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잘못 보내진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고 피해자로부터 482만원을 입금받아 가로챈 이모(35)씨를 사기혐의로 입건하고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2월쯤,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하면서 한 부부동반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던 A씨(60)가 쓰던 번호를 사용하게 됐다. A씨 역시 비슷한 시기에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했다.



번호를 바꾼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씨의 휴대전화로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원래는 부부동반 모임의 신임 총무가 된 A씨에게 전송된 메시지였다. 하지만 번호를 바꾼 사실을 모르고 있던 모임의 전 총무 B씨(60)는 남은 회비를 넘겨주기 위해 “내일 오전에 통장을 만들어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남은 회비를 입금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받은 이씨는 자신이 A씨인척 해 돈을 가로채기로 마음 먹었다. 당시 병역기피 혐의로 도주 중이던 이씨는 특별한 직업이나 수입이 없었고, 지내고 있던 원룸 월세도 몇달치가 밀려있었다. 결국 이씨는 자신의 계좌번호를 B씨에게 보냈고, B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남은 회비 482만원을 보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받은 돈을 생활비로 사용하며 몇달을 더 버텼고, 지난해 7월 병역기피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덕분에 구속은 면했고 사기혐의에 대한 처벌만 받게됐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송금할 때에는 문자메시지 대신 직접 통화를 하고, 계좌주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이 동일인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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