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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탈당 … ‘공천 룰’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호남

중앙일보 2015.07.17 02:30 종합 14면 지면보기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인섭 기자]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16일 “야권의 새 희망을 일구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전남지사를 세 차례 역임한 그는 기자회견에서 “새정치연합은 지난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 당 혁신위 안도 새로운 게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지사는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신당이 이뤄지면 (내년 총선 때) 전 지역에서 후보를 내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 전 지사 말대로 전 지역에 후보를 내려면 새정치연합에서 추가 이탈이 가속화돼 전국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당장은 신당파들도 관망하는 중이다. 박 전 지사와 신당을 논의해온 박주선 의원은 “우리 당이 새로 태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과는 별도로 신당을 추진해온 무소속 천정배 의원도 “(새정치연합에서) 현역 의원의 탈당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박 전 지사의 선택이 조금 빨랐을 뿐 오히려 ‘신당은 상수(常數)’(박지원 의원)라고 보는 야당 인사도 많다.



 특히 ‘김상곤 혁신위’가 총선 공천 룰을 내놓으면 아직은 미풍인 신당 창당 움직임이 태풍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당 관계자는 “혁신위가 마련 중인 공천 룰이 어떻게 되느냐에 의원들, 특히 호남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혁신위는 지난 6월 ‘의정활동 평가’와 ‘교체지수’를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의정활동 평가는 국회 상임위·본회의·의원총회 출석률이 3분의 2 이상인지, 법안 대표발의 건수가 전체 의원 평균의 3분의 2 이상인지 따져 기준에 못 미치면 감점하는 제도다. 교체지수는 당 지지도와 의원 개인 지지도를 비교해 산정할 계획이다.



 혁신위 관계자는 “의정활동 평가와 교체지수를 6대 4 또는 7대 3 비율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둘 중 공천 탈락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는 의정활동 평가보다는 교체지수가 꼽힌다.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교체지수는 새누리당이 이미 하자 없이 적용해온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한 혁신위원은 “교체지수는 지역구별로 당 지지도와 현역 의원의 지지도 격차를 비교해 산출할 것”이라며 “현역 의원이 내년 총선에 다시 출마하면 지지할 것인지를 조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혁신위원들 사이에선 교체지수를 산정해 ‘하위 25%’에 드는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한 혁신위원이 전했다.



 당 관계자는 “호남은 당 지지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아 대부분의 현역 의원이 당 지지율만큼 나오기 어렵지만 수도권이나 충청은 당 지지율에 비해 개인 지지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며 “만약 25% 컷오프를 전국 단위로 적용하면 대부분의 호남 의원들이 탈락하게 돼 반발이 거셀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2012년 19대 총선 공천에서 새누리당도 ‘하위 25% 컷오프’룰을 전국 단위로 적용했다. 그 결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높은 부산에서 현 김무성 대표가 공천에서 탈락하는 일도 벌어졌다. 혁신위는 25% 컷오프 룰을 도입하더라도 수도권·호남·충청 등의 권역별로 균등하게 적용하는 방안도 동시에 검토 중이다.



 익명을 요청한 새정치연합 호남지역 의원은 “9월 중앙위원회에 공천 룰이 제출돼 ‘교체지수’에 관한 내용이 윤곽을 드러낼 때까지 신당론은 눈치 작전 속에 말만 무성할 것”이라며 “하지만 룰이 나오면 탈락이 예상되는 의원들은 추가로 당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글=김성탁·이지상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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