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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션 앱 누가 만들었죠? … 신사동 벤처 찾은 멘키스

중앙일보 2015.07.17 01:24 종합 2면 지면보기
세계 패션계의 거물인 수지 멘키스(오른쪽)가 스타일쉐어 윤자영 대표(가운데)와 송채연 이사에게 자신의 기사 모음집을 선물했다. 그는 표지에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머리 모양과 단추(스타일쉐어의 로고)를 합쳐 그리며 “나 자신이면서 스타일쉐어다. 한마디로 ‘컬래버레이션(합작품)’”이라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똑똑’. 16일 오후 4시 서울 신사동의 한 작은 사무실에 노크 소리가 났다. 문을 열자 무릎을 덮는 긴 청록색 원피스에 앞머리를 한껏 치켜 올린 헤어 스타일의 여성이 환한 미소로 서 있었다. 전 세계 명품 업계를 쥐락펴락하는 수지 멘키스(72)였다. 멘키스는 영국 타임스, IHT(INYT) 패션 전문기자를 거쳐 현재 보그 온라인 에디터로 근무하고 있다. 인터넷·모바일로 그의 뉴스를 보는 사람은 월 2억 명에 달한다.

패션 공유앱 만든 ‘스타일쉐어’ 방문



 조너선 아이브 애플 수석 부사장, 칼 라거펠트 샤넬 창조부문총괄 등 전 세계 유명 인사를 한자리에 불러 모을 수 있는 영향력을 자랑한다. 명품 업계에 대한 냉철한 평가로 ‘파리의 사무라이’로도 불린다.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컨데나스트 럭셔리 콘퍼런스’의 사전 준비차 방한한 그는 한국 땅을 밟자마자 이곳부터 찾았다. 2011년 당시 연세대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윤자영(27·여) 대표가 차린 스타트업(신생벤처) 기업인 ‘스타일쉐어’다. 70대 패션업계의 거물과 20대 청년 창업가는 그렇게 좁은 회의실에 둘러앉아 40분간 대화를 나눴다.



 ▶윤 대표=우리 회사는 어떻게 알았나.



 ▶멘키스=IT와 패션이 연계된 기업을 찾고 싶다고 했더니 매니저가 검색을 통해 이곳을 찾아냈다.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가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스타일쉐어에 대해 더 말해 달라.



 ▶윤 대표=패션 잡지를 즐겨 봤지만 500만원짜리 가방이나 모델이 입은 옷은 도저히 내가 살 수 없는 것이었다. 길거리 패션 사진을 올리며 구매 정보가 담긴 웹사이트를 연결한 런던의 한 블로그를 보고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명품 업계의 거물로 통하는데 왜 ‘길거리 패션’ 중심의 정보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 우리 회사를 찾았나.



 ▶멘키스=패션 분야 언론인으로서 패션과 관련된 모든 것에 흥미를 느낀다. 굳이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 같은 하이패션에만 관심이 국한되지 않는다. 이젠 뭘 입으라고 한들 사람들이 따라 하지 않는다.(웃음) 그런 면에서 이 회사가 커뮤니티를 만들어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용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열정적으로 추구하고 타인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기여하려 하는 점이 흥미로웠다.



 ▶윤 대표=신문에서 온라인으로 활동 무대를 바꿨다. 이유가 궁금하다.



 ▶멘키스= 많은 의견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된다. 그래서 나의 흥미도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옮겨갔다. 글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읽기’가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든 써도 된다는 생각이다.



 ▶윤 대표=읽을 수 있다면 매체는 상관없다는 말에 동감한다. 우리 역시 더 많은 사람이 패션을 쉽게 즐길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이든 괜찮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당신에게 패션이란 무엇인가.



 ▶멘키스=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가끔 난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던지곤 한다. 요즘은 모든 사람이 패션에 흥미를 갖는다. 할머니 세대에는 돈이 있는 소수를 위한 것이었지만 요즘엔 다르다. 그런데 패션이 정말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 또 그게 진짜 패션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스타일쉐어가 답해볼 수 있지 않을까. 커뮤니티에 한번 물어봐라.(웃음)



 약속된 시간이 다 되자 멘키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lofty(오만한·고결한)’의 뜻을 알고 있나? 예전에는 명품 브랜드가 그런 태도를 고수해왔다. 이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처럼.”



글=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스타일쉐어=사용자들이 패션 정보를 공유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로고) 서비스 제공회사. 2011년 설립 이후 4년 만에 직원 수 20명, 누적회원 수 165만 명, 국내 패션 앱 순위 1위의 회사로 성장했다. 120개국에서 해당 앱을 사용 중이다. 패션 브랜드의 유가 계정 운영과 광고가 주요 수익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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