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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19분간 박 대통령 독대 … 메모지엔 추경·국회법·선진화법 …

중앙일보 2015.07.17 01:23 종합 3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6일 단체 회동을 마친 뒤 박근혜 대통령과 19분 동안 독대를 했다. 김 대표는 무슨 말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 “나라 걱정하는 얘기 나눴다. 내용은 말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독대 때 쓴 걸로 보이는 메모가 언론사 카메라에 잡히면서 대화 내용이 일부 알려졌다. 메모에는 ‘국회법 새로운 출발’ ‘선진화법’ 등이 적혀 있었다. ‘추경’도 두 번 등장했다.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당·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조속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다짐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 “대통령도 많이 웃으셨다”

 박 대통령과 3개월 만에 독대한 김 대표의 기분은 매우 좋아보였다고 당직자들은 한목소리로 전했다. 김 대표는 회동 내용을 언론에 브리핑한 뒤 오후 1시30분쯤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과 서울 마포구의 한우전문 식당을 찾았다. 한 측근은 “당초 점심식사를 도시락으로 때우려던 김 대표가 청와대에서 국회로 돌아오던 중 마음을 바꿔 기분을 내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만큼 대통령과 얘기가 잘 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김 대표에게 힘을 많이 실어줬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김 대표도 주변에 “오늘 대통령도 많이 웃으셨다”고 분위기를 전하는 등 회동에 만족감을 표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지난 10년간 여러 차례 가까웠다 멀어졌지만 결정적 고비 땐 힘을 합쳤다. 여권을 위기로 몰았던 ‘유승민 정국’에서 김 대표는 “대통령을 이길 수는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김 대표로는 파트너였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잃었지만 박 대통령과의 관계는 ‘신뢰’로 재설정된 상황이다.



 이번 독대는 당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 15일,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이완구 전 총리의 사퇴 여부를 논의했던 4월 16일에 이어 세 번째다. 김 대표의 달라진 자리 배치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날 김 대표는 청와대 백악실에서 박 대통령과 마주 앉았다. 1년 전(2014년 7월 15일) 최고위원들과 청와대를 찾았을 땐 박 대통령의 맞은편이 아닌 오른쪽 옆자리에 앉아 구설에 올랐다. 당·청이 공적으로 만났다면 대통령과 당 대표가 서로 마주 보며 앉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김 대표가 당 대표로서 박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땐 달랐다. 두 사람의 어색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분위기도 싸늘해 당시 얼떨결에 박 대통령과 마주 보며 앉게 된 김태호 최고위원이 “제가 꼭 당 대표 같지 않습니까”라고 농담을 했지만 냉랭한 기운은 가시지 않았다고 한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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