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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측 “무죄 났으면 좋았을 텐데 … 아쉽지만 납득”

중앙일보 2015.07.17 01:15 종합 8면 지면보기
원세훈 전 국정원장. [뉴시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 환송 판결에 대해 원 전 원장 측은 “섭섭하지만 납득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실망한 검찰 “쉽지 않게 됐다”
법조계 “디지털 증거 조작 쉬워
대법 판단 신중할 수밖에 없어”

 16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직후 원 전 원장의 변호인인 이동명 변호사는 “무죄가 났다면 좋았을 텐데 결과가 미뤄져 아쉽다”면서도 “항소심 논리가 잘못됐다는 판결인 만큼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대법원 입장은 파기 환송심에서 증거를 확정하라는 취지여서 재판이 새로 시작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원 전 원장에 대한 보석 신청을 기각한 데 대해 이 변호사는 “원 전 원장의 가족과 상의해 (재판이 다시 시작되면)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핵심 증거인 ‘425지논’과 ‘시큐리티 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검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 내용을 분석한 후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결국 핵심적인 증거를 제외한 뒤 다시 판단하라는 의미여서 (우리 입장에서는)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도 “대법원이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을 너무 엄격하게 해석했다”며 “간첩 사건에서 디지털 문서의 증거능력이 부정돼 무죄가 선고되는 것과 같은 구조”라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문서 작성자가 시인하지 않는 한 사실상 1심과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원 전 원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던 수사팀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425지논’ 등이 증거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 기소를 했겠느냐”며 “대법원이 정치 상황과 상고법원 설치 등 자신들의 현안 때문에 유무죄 판단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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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계에선 대법원이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에 대한 판례를 제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무법인 화우의 유승남 변호사는 “디지털 증거가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으로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이 나온 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말을 아꼈다. 국정원 관계자는 “(재판 대상인)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별다른 입장을 내놓을 게 없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부 인사들은 “파기 환송심에서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해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일부 유죄가 확정된다 해도 정치적 공격의 대상은 될지언정 대통령의 당선과 관련해 법리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백기·이유정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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