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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지논’파일엔 원세훈 지시사항 요약 … ‘시큐리티’엔 269개 트위터 계정 기재

중앙일보 2015.07.17 01:14 종합 8면 지면보기
‘시큐리티’ 파일에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이름 앞 두 글자마다 관리하는 트위터 계정들이 적혀 있다.
대법원이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 김모씨의 e메일 첨부 파일 2개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을까.



 ‘425지논’ 파일은 김씨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사항을 요약한 ‘이슈 및 논지’에서 ‘논지’의 앞뒤 글자를 바꿔 명명한 텍스트 파일이다. 2012년 4월 25일부터 12월 5일까지 거의 매일 작성됐고 A4용지 420여 장 분량이다. 해당 파일에는 ‘현 정부의 경제업적은 과거 어느 정부보다 큽니다’ ‘4대 강 효과’ 등의 제목과 함께 4대 강 홍보, 서해 북방한계선(NLL) 사수, 경제민주화 주장 비판, 통합진보당 비판 등을 다룬 글들이 담겨 있다.



 ‘시큐리티’ 파일은 보안을 뜻하는 영어단어 ‘security’ 앞에 s를 하나 더 붙인 제목으로 된 텍스트 파일로 A4용지 19장 분량이다. 이 파일에는 심리전단 직원들 이름 앞 두 글자와 함께 한 사람당 10~30개씩 트위터 계정이 나열돼 있다. 총 269개 계정과 422개 트윗덱 계정이었다. 이 파일엔 우파 논객의 트위터 계정, 언론사 주소 등과 함께 ‘팔로어 늘리는 방법’ 등의 글도 있다. “팔뤄(팔로어) 늘리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라고 적어 놓은 트윗글도 들어 있었다. 국정원 직원 이모씨는 항소심 재판에서 이 파일에 적힌 ‘이봉, rose9988’에 대해 “rose9988은 트위터 계정들에 사용한 비밀번호”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425지논에는 김씨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정보나 유익한 영어 표현, 직원들의 경조사 일정, 제주도 숙소 예약 등 신변잡기적인 사항들이 포함돼 있다. 시큐리티에는 김씨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업무 내용과 수행 장소 등을 꼼꼼히 기재한 부분이 들어 있다. 항소심은 이 부분을 “김씨가 허위로 작성했을 개연성이 작은 정황”으로 봤으나 대법원은 “업무상 통상 문서가 아니다”는 판단 근거로 삼았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트윗덱(tweetdeck)=여러 개의 트위터 계정을 등록해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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