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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땅값 400여억원, 10년째 안내는 대전시

중앙일보 2015.07.17 00:34 종합 21면 지면보기
대전시교육청은 서구 도안동 일대 서남부권과 유성구 노은 3지구 개발에 맞춰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초·중·고 23개교를 신설했다. 학교 부지 매입에만 1207억원을 썼다.


2003~2005년 23개교 신설 때 비용
교육청 줘야할 돈 중 195억만 내
충남도 450억 충북도 560억 미납
교육청들 ?밀리면 가산금 물려야?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부지 매입비는 대전시와 교육청이 절반인 603억55000만원씩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대전시는 195억1500만원만 냈다. 학교 설립이 급했던 대전시교육청은 다른 사업에 쓸 돈을 끌어다 부지를 샀다. 대전시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머지 400여억원을 교육청에 주지 않고 있다.



 학교용지 매입비(부담금)를 놓고 충청권 광역단체와 교육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광역단체가 학교를 지은 지 몇 년이 지나도록 부담금을 내지 않고 있어서다.



 학교용지 부담금은 신도시 등을 개발할 때 사업자가 내야 하는 일종의 세금이다. 2001년 시행된 이 제도는 개발로 인해 학교 설립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이에 필요한 비용을 개발자가 부담토록 한다는 게 기본 취지다. 이 돈은 지자체가 징수해 교육청에 넘겨주도록 돼 있다. 하지만 지자체는 이 돈을 다른 곳에 써버릴 때가 많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받지 못한 학교용지 부담금은 28.9%에 달한다. 충청권의 경우 ▶대전 36.3% ▶충남 43.2% ▶충북 61.1%로 다른 시도교육청에 비해 높은 편이다.



 대전시는 2013년 누적된 미납 부담금 496억원을 매년 10억~50억원씩 나눠 내겠다고 대전시교육청과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억원 중 5억원만 냈을 뿐이다. 올해 예산안에는 아예 반영하지도 않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그 돈은 이미 다른 사업에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선 대전시교육청 행정국장은 “부담금을 받지 못해 학교 건물 보수 등 시설 개선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충북도 역시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560억원을 교육청에 주지 않고 있다. 특히 2000∼2005년 발생한 학교용지 부담금 423억원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당시 충북도교육청은 22개 학교 부지 매입비 908억원 전액을 자체 예산으로 집행해야 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오는 9월 열리는 교육행정협의회에 이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교육행정협의회는 충북지사와 충북교육감이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지난해 3월 “밀린 부담금 448억원을 달라”는 공문을 충남도에 보냈다. 충남도는 우선 2006~2012년 부담금 114억원은 분할 납부하고 2005년 이전 부담금 334억원은 나중에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충남도는 올해 부담금 10억원도 아직 내지 않은 상태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용지 부담금을 받지 못해 살림살이에 어려움이 많다”며 “납입 기한을 정하고 제때 주지 않으면 가산금을 물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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