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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쿵 … 4년 만에 듣는 김우경 미성

중앙일보 2015.07.17 00:08 종합 23면 지면보기
15일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노래하고 있는 테너 김우경. [사진 예술의전당]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공연 성공의 열쇠는 테너가 쥐고 있다. 테너가 첫 장면은 물론, 전반부의 노래다운 노래를 도맡아 부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시작된 ‘마술피리’는 초반에 청중의 귀를 잡아끄는 데 성공했다.


오페라‘마술피리’타미노 왕자 역
맑은 음색, 매끄러운 고음 들려줘

 테너 김우경(38) 덕이었다. 국내 오페라 무대에 4년 만에 선 그의 음색은 여전했다. 맑고 서늘한 음색, 불필요한 힘 없이 가뿐한 고음 등 대표 장기가 살아났다. 그가 맡은 배역 타미노 왕자는 갓 사랑에 빠진 젊은이다. 김우경의 음색은 감정에 들뜬 젊은 음성을 정확히 표현한다.



사랑에 빠진 순간 부르는 아리아 ‘이 모습 너무 아름다워’가 끝난 후 청중의 박수가 한동안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긴 박수 덕에 다음 음악은 잠시 기다렸다 시작해야 했다.



 ‘마술피리’ 타미노는 원래 김우경의 대표 배역이다. 그는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2004~2007년 전속 가수로 노래한 경력이 있다. 젬퍼오퍼는 그가 프리 선언을 한 후에도 ‘마술피리’를 공연할 때마다 김우경표 타미노를 위해 그를 캐스팅했다.



 김우경은 200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한국인 테너 최초로 무대에 섰다. 이후 런던 코벤트 가든, 밀라노 라스칼라 등 테너가 꿈꾸는 전세계 메이저 무대를 석권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한국 무대에는 유독 인색했다. 2011년 국립오페라단의 구노 ‘파우스트’가 첫 무대였고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외국과 달리 국내 오페라는 공연 몇달 전에서야 섭외가 오기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해외 스케줄은 2018년까지 잡혀 있다. ‘마술피리’뿐 아니라 ‘호프만 이야기’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할 예정이다.



 15일 김우경은 녹슬지 않은 수준의 노래를 들려주며 두 번째 국내 공연을 무사히 치렀다. 특히 이번 무대는 독일어 노래에 한국어 대사라는 독특한 조합으로 연출됐다. 김우경은 그간의 전세계 오페라 무대의 경험을 녹이듯 자연스럽게 대사를 살려냈다.



 김우경은 ‘마술피리’ 이후 국내 오페라 무대에 설 계획이 아직은 없다. 때문에 그의 미성(美聲)을 언제 다시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 서울 예술의전당이 제작한 ‘마술피리’는 19일까지 공연하고 김우경은 마지막 날 출연하며 18일엔 테너 이호철이 타미노를 맡는다. 17일엔 공연이 없다. 18·19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김호정 기자 wisehj@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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