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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성재헌 슬로볼, 유희관 빼닮았네

중앙일보 2015.07.17 00:03 종합 24면 지면보기
‘제2의 유희관’이 나타났다. 성남고 3학년 왼손투수 성재헌(18·사진)이 느린 공으로 부산고를 잡았다.


직구 135㎞ 그치지만 제구력 좋아
부산고 타선 잠재우고 승리 이끌어

 성남고는 1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케이토토 협찬) 1회전에서 부산고를 8-3으로 물리쳤다. 원투펀치 윤성빈·하지광(이상 17)이 버티고 있는 부산고는 이날 성남고 타선에 8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반면 성남고 선발투수로 나온 성재헌은 7과3분의1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져 안타 5개, 볼넷 3개만 내주고 2실점으로 부산고 타선을 막아 냈다.



 성재헌은 2회에 선제점을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성남고 타선이 2~4회 꾸준히 점수를 올린 덕분에 부담을 덜고 마음껏 공을 던졌다. 5번타자 김성협(17)은 3타수 2안타·4타점을 기록했다. 박성균 성남고 감독은 “성재헌이 중요할 때마다 잘 던져 주고 있다. 성재헌이 제구가 잘돼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재헌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5㎞ 정도로 빠르지 않다. 대신 고교 투수답지 않은 안정된 제구와 타자 심리를 간파하는 볼 배합이 돋보인다. 시속 130㎞ 직구로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있는 두산의 왼손투수 유희관(29)을 연상시킨다. 유희관은 올 시즌 12승을 거둬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성재헌은 “최근에 유희관 선수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느린 구속과 작은 키(1m72㎝)를 보완하기 위해 체력과 유연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주목받는 유망주였던 성재헌은 지난해 말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부상 이력 때문에 프로 진출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성재헌은 “고교 선수라면 누구나 프로 진출을 꿈꾼다. ‘성남고’ 하면 성재헌이 생각날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다”고 했다. 두산 시절 유희관을 영입했던 김현홍 LG 트윈스 스카우트 팀장은 “유희관도 고교 시절 구속이 느리고 체격이 왜소했지만 프로에 와서 공 배합을 연구해 살아남는 법을 터득했다. 성재헌도 노력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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