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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제 겨우 제자리 찾았다

중앙일보 2015.07.17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어제 회동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고위급과 실무급 당·정·청 회의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8·15 특별사면 대상에 당은 서민뿐 아니라 경제인도 포함시킬 것을 건의했고 대통령은 당의 건의 내용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은 “당·정·청이 한마음 한뜻으로 다시 한번 힘차게 뛰자”고 주문했다.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 우리가 당에서 책임지는 그런 자세로 같이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집권 세력은 지난 5월 29일 국회법 개정안 통과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파동으로 이어진 혼란을 수습하고 분열을 봉합한 모양새를 보여주었다.



청와대와 집권당의 소통과 화합은 새누리당이라는 정당의 차원을 넘어 국정의 성공적 운영이라는 국가 이익에 밀접하게 연결된다. 대통령제에서 국민은 정권을 선택하는 것이며 선택된 정권은 5년 동안 공동운명체다. 대통령과 당은 대선 시절부터 공동으로 공약을 개발하고 국정의 청사진을 국민에게 약속한다. 물론 집권 이후 구체적 방법론을 둘러싸고 집권 세력 내 이견과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담벼락 안’이라는 내부 소통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 담 밖으로까지 다른 의견이 나오면 국민은 어쩌란 말인가.



여권 지도부는 심기일전의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과제는 쌓여 있고 함정도 놓여 있다. 당장 추경안이 계획대로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제조업 경쟁력 저하, 지지부진한 노동 개혁, 갈수록 줄어드는 청년 일자리, 무거운 외교 난제, 가중되는 북한의 불안정 등 당정이 헤쳐 가야 할 숙제는 많다. 당장 국회에서는 서비스산업진흥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들이 야당의 반대에 막혀 있다.



공천제도가 불확실한 상태여서 계파 간 공천권 다툼이 재연될 것이란 분석도 많다. 공천이 불안하니 의원들은 국회나 국정보다는 ‘지역구 콩밭’에 마음이 가 있다. 당·청 지도부는 웃었지만 이렇게 흐트러진 여권의 분위기와 질서를 다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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