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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산업재해, 원청업체 책임 묻겠다

중앙일보 2015.07.17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지난 3일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사고는 용접작업 중 폭발로 인해 직원 6명이 숨진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현장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만났다. 아들은 대학졸업후 취업준비를 하던 중, 한 달간 아르바이트를 하던 참이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 청년의 어머니 앞에 아들의 일자리를 구해주지 못한 마음, 또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마음, 두 가지의 미안함과 책임감을 느끼며 손을 꼭 잡았다.



 산업현장 재해율은 낮아지고 있으나 지난해 약 9만여명의 근로자가 일을 하다 다쳤고 1850명의 근로자가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밀폐공간 질식사고, 화학공장 폭발사고, 안전장비 미착용에 의한 추락사고가 주를 이룬다. 안전한 일터는 이제 어느 한 사람, 한 기관 힘으로만은 이룰 수 없다. 정부는 산업현장 모든 주체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자 한다.



 첫째, 근로자 참여를 강화한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근로자들이 직접 사업장 위험요소 평가에 참여하고, 위험요인을 발견하였을 때 안전보건 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것이다. 또한 근로자 자신도 보호구를 착용하고 안전작업 절차를 지키는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과태료 부과 등을 통해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당연시 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추락사고 예방을 위해 고소 작업차와 이동식 크레인에 안전장치 개선비용 지원을 확대할 것이다.



 둘째, 사업주는 안전보건 공동체 형성에 나서야 한다. 최근 화학설비의 유지 보수, 폐기물 처리 등 위험작업에 대한 도급이 늘고 있다. 하도급은 있을 수 있지만, 위험부담과 책임까지 다 떠넘길 수는 없다. 근로자 안전에 원청 하청이 따로 없다. 원하청 공동 책임범위를 기존 20개 위험장소에서 원청사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모든 위험작업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안전 조치를 위반한 경우도 협력업체와 같은 수준으로 처벌수위를 높이고, 산재예방조치를 하지 않아 협력업체근로자가 사망하는 경우 원청도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셋째, 안전보건시장의 역할도 확대한다. 민간재해예방기관의 재해감소실적 평가를 강화하고, 경쟁을 통한 서비스의 질도 제고한다. 한편, 만성흡입독성시험시설과 같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부분에는 정부가 참여해 안전보건인프라를 확충한다.



 산업재해 예방만이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고, 가족을 보호하며, 회사의 성장을 돕는다. 근로자가 안심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게 하려면,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지난해 직업병에 의한 사망자는 전체 산재사망자의 46.4%이다. 특히 가까이 있는 경비원, 고객상담 콜센터 등 고객응대업무를 하는 분들이 사업주의 지나친 친절경쟁, 고객의 반말과 욕설 등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새로운 유형의 정신적 스트레스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조치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여러분이 아파트 경비원, 마트의 판매원 등 감정노동 종사자인 우리 이웃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 줄 때, 진정으로 안전한 일터,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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