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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중국 덕에 날개 달았는데 …

중앙일보 2015.07.17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하반기에도 대형 수출주 주가는 오르기 어려워 보인다. 세계 경기 회복은 더디고 엔화 약세 같은 악재는 건재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가 “당분간 중소형주·성장주 상승장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는 건 그래서다.


중소형 업체 잇단 상장 추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상장하거나 상장을 추진 중인 중소형 화장품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다. 10일 상장한 토니모리만 봐도 그렇다. 토니모리 주가는 상장 후 5거래일 동안 36.6% 올랐다. 상장 당일 주가(5만500원)도 공모가(3만2000원)보다 58%나 높았다. 청약경쟁률 역시 771대 1에 달했다. 상장을 준비하는 중소 화장품업체도 많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은 다음달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잇츠스킨·애프앤코, 화장품 용기업체 연우 등이 상장 준비 중이다.



 화장품 업종이 이유 없이 상승한 건 아니다. 중국이라는 명확한 호재가 있었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19억 달러)의 절반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이 큰 시장이 심지어 성장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0% 증가했다. 중국 소비자가 한국 화장품을 사는 건 한류 덕분이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한국의 유행이 실시간으로 중국에 전달된다. 한국 화장품업체가 한방화장품처럼 아시아에 특화된 제품이 있다는 것도 경쟁력이다. 미국의 에스티로더 같은 글로벌 화장품업체가 중국 내 가격을 인하하고 있지만 한국 업체가 밀리지 않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중국에 법인을 두고 시장을 직접 개척하는 대형 업체만 중국 수혜를 보는 건 아니다. 중국의 인터넷 쇼핑 사이트 타오바오의 화장품 판매 순위를 보면 잇츠스킨·네이처리퍼블릭·스킨푸드·산성엘엔에스 같은 중소형 화장품업체 제품이 높은 순위에 올라와 있다. 중국인이 인터넷으로 화장품을 사기 시작하면서 자체 유통망이 없는 중소형 업체까지 중국 시장에 물건을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2009년만 해도 중국 내 인터넷 화장품 판매 비중은 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8%까지 늘었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 채널의 등장을 호재로만 해석할 수 없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온라인을 통해 중국에 유통되는 화장품 대부분은 중국 정부의 위생허가를 받지 않았다.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규제를 시작하면 매출이 급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중간 유통업체가 화장품을 사들여 판매하는 만큼 재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도 위험 요소다. 당연히 본사 차원의 브랜드 관리도 불가능하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똑같은 중저가 브랜드 화장품이라도 자체 매장을 가지고 시장의 저변을 넓혀가는 업체와 온라인과 보따리상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는 업체의 주가는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당장 중국 매출만 볼 게 아니라 향후 매출이 지속 가능한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팩 같은 특정 히트 상품 한 두 개만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중소형 업체도 품목을 확대하지 않으면 성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업종이 이미 많이 올랐다는 것도 투자자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세계 화장품업체의 주가순이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평균 28배다. 국내 화장품 업체의 경우 대형사는 평균 35배, 중저가 브랜드숍 업체는 평균 31배에 달한다. 올 상반기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면서 중국이라는 자체적 성장성을 가진 화장품주에 투자자가 몰린 탓이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 사태로 급감한 중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가를 확인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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