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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서프라이즈’의 그늘 … 부푸는 중국 빚더미

중앙일보 2015.07.17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올 2분기에 중국 경제가 예상(6.8%)보다 높은 7%(전년 동기 대비) 성장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중국 정부가 성장률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있지만 일단 G(Growth·성장) 서프라이즈라고 할 만하다”고 16일 전했다. 하지만 이면엔 중국 정부의 불편한 진실이 똬리를 틀고 있다. 바로 부채 급증이다. 지난달에만 총부채가 1조8600억 위안(약 344조원) 늘었다. 예상치는 1조4000억 위안이었다. 예상보다 32% 정도 더 자금이 풀렸다.

6월에만 총부채 344조원 늘어
공공부문 빼도 빚이 GDP 2배



 블룸버그는 이날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베이징(중국 중앙정부)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내렸을 뿐 아니라 지방 정부 등이 수월하게 빚을 끌어다 쓸 수 있도록 고삐도 풀었다”고 전했다.



 그 바람에 부채 거품 우려는 더욱 커졌다. 중국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지난달 현재 136조 위안(약 2경5000조원)에 달했다. 공공 부문 부채를 뺐는데도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를 넘는다.



 톰슨로이터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이 경기부양을 위해 신용 증가 억제를 잠시 중단한 것으로 보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보도했다. “2008년 이후 신용증가를 바탕으로 한 성장 전략으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이 2008년 이후 GDP 1위안이 늘어날 때마다 빚은 2.79위안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부채 증가는 실물 경제에만 국한한 게 아니다. 최근 늘어난 신용(빚) 가운데 적잖은 양이 주식담보대출 형태로 증권시장으로 흘러들었다. 이는 1980년대 후반 일본 증시를 거품으로 이끌었던 요인과 비슷하다. 그 바람에 중국 주가의 가장 최근 정점이었던 지난달 12일 현재 상하이 증시 주가(중간값)와 주가수익률 비율이 일본 거품 절정기인 1989년보다 높았다. 최근 주가 하락은 이런 거품의 파열인 셈이다.



 미국 헤지펀드 고수들도 중국 증시의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1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딜리버링 알파’ 콘퍼런스에서다. 콘퍼런스에선 지금 중국 상황이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본격화한 2007년의 미국보다 더 나쁘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폴 싱어 앨리엇매니지먼트 창업자는 “중국 증시 붕괴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이듬해인 2008년 리먼 브라더스 등 굴지의 금융기관 파산을 촉발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윌리엄 애커먼 퍼싱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 창업자는 ▶그림자 금융의 팽창 ▶과도한 차입 ▶당국의 필사적인 증시 부양 노력 등을 거론하면서 “현재 중국 상황은 2007년 미국보다 훨씬 나빠 보인다. 중국 증시 상황이 무섭다”고 말했다. 특히 헤지펀드 거물들은 중국에 대해 ‘신뢰’ 문제를 제기했다. 투명성이 부족하고 경제통계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애커먼은 2분기 중국 경제가 7% 성장했다는 중국 정부 발표를 문제삼았다. 그는 “그 숫자를 누가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메리 에르도에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증시는 실물 경제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싱어는 최근 중국 당국이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주식거래를 정지시킨 것도 비판했다. 그는 “갑자기 주식 거래를 할 수 없고, 주식 가격도 알 수 없고, 중개업체도 파산하게 됐다”며 “중국 증시에 대한 인식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16일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46%(17.5포인트) 오른 3823.17로 거래를 마쳤다.



강남규 기자,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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