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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연분홍 꽃남 … 여심 ‘심쿵해’

중앙일보 2015.07.17 00:02 Week& 1면 지면보기



미리 보는 가을 남성 패션





























이탈리아 피렌체 거리의 새벽. ‘구찌’의 올 가을 컬렉션과 시계 브랜드 ‘파르미지아니’(톤다1950ㆍ칼파그래프)의 화보다.




패션은 언제나 앞서 갑니다. 유행 컬러 전망은 2년쯤 전에, 거시 트렌드 전망은 1년 반 정도 먼저, 실제 신상품 소개는 최소 7~8개월 앞서 나옵니다. 밖은 한창 삼복 더위인데 백화점 매장 안엔 벌써 가을 옷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week&도 미리 준비했습니다. 훈훈한 남성 모델 4명과 함께 말입니다. 김영(31)·박형섭(24)·변우석(24)·이요백(23). 이들은 지난달 13일부터 열흘 동안 이탈리아 피렌체·밀라노 두 도시에서 가을 남성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화보를 찍었습니다. 중앙일보 week&의 스타일 분야 디지털 뉴스 채널인‘올스타일코리아(vingle.net/AllStyleKorea)’는 화보 촬영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했습니다. 관련 디지털 뉴스는 130만 페이지뷰(PV)를 넘겼습니다. 뉴스 한 꼭지당 약 10만 명이 클릭한 화제의 화보와 함께 올가을 남성 패션 트렌드를 미리 보여드립니다.













슈트 차림은 긴장감 있는 남성상을 연출하는 데 제격이다.
의상은 루이자비아로마, 시계는 파르미지아니 톤다1950




멀끔하고 세련된 스타일 … 신사의 품격 누려~



미국의 경제 매거진 포브스는 이렇게 전한 바 있다. “이탈리아 남자들은 옷 매무새, 의상 절개선이 어때야 멋지게 보이는가를 안다. 소재 이해도도 높다. 또 이탈리아 남자들은 어떤 식으로 행커치프 같은 액세서리를 골라야 하는지도 정확히 꿰뚫고 있다. 여성이 프랑스 파리의 멋쟁이를 동경한다면, 남성들은 이탈리아 감성을 모방하고 싶어한다.” 남성 패션 분야에서 이탈리아식이 얼마나 인기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남성도 이탈리아 취향을 선호한다. 구찌·프라다·페라가모 같은 이탈리아 브랜드의 인기는 물론이고 이탈리아식 재단을 표방한 남성복 전문점도 느는 추세다. 백화점에는 할인 상품을 제외하곤 여름 옷이 벌써 자취를 감췄다. 가을 옷이 속속 매장 옷걸이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가을을 미리 대비한 이탈리아 감성 충만한, 남성 패션 트렌드를 현지 화보를 통해 알아봤다.





성별 구분이 모호해진다, ‘젠더리스’





구찌’의 올가을 남성복 컬렉션에선 화려한 프린트와 섬세한 주름 등 여성적 요소가 눈에 띈다.




최근 유명 브랜드의 가을 신상품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는 ‘젠더리스’(genderless)다. 성(性·gender) 구분이 없다는 뜻이다. 한눈에 남성복인지 여성복인지 알 수 없는 옷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유명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Gucci)의 가을 신상품도 마찬가지다. 구찌의 새로운 창조부문 총괄인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신작이다. 남성보다 여성 소비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빨강 블라우스, 세밀한 깃 주름이 여성성을 드러내는 연분홍빛 블라우스, 화려한 프린트가 새겨진 하늘하늘 셔츠가 젠더리스 트렌드의 대표 작품이다. 블라우스와 셔츠 깃에는 폭 좁은 스카프를 덧댔다. 리본을 묶어 양끝을 늘어뜨리면 영락없는 여성복이지만 엄연히 올가을 신상품인 남성 제품이다. 선 굵은 느낌의 코트에는 고급 이미지를 나타내는 보랏빛 벨벳으로 깃을 장식해 여성적인 분위기를 살짝 더했다. 역시 젠더리스의 예다. 옷의 세부 장식에 여성적인 면이 도드라진대서 남성성을 포기한 차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스타일리스트 박만현 이사(피알라인)는 “섬세한 착장 자체가 남성의 은근한 섹시미로 받아들여지는 게 최근 트렌드다. 셔츠의 화려함이 부담스럽다면 바지는 어두운 색으로 하거나, 시계 같은 액세서리에 단순함을 더하면 조화롭다”고 설명했다.





변주가 무궁무진, 이탈리아 슈트



이탈리아 밀라노의 ‘양복쟁이’인 루카 루비나치 / 칼파그래프
이탈리아식 옷 입기의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슈트다. 상·하의 한 벌로 된 말끔한 것이든 위아래 다른 것으로 짝을 맞춘 옷이든 이탈리아식이라면 멋지다. 3대째 가업을 잇는 루카 루비나치는 한국식 표현으로 ‘양복쟁이’다. 재단이 훌륭한 이탈리아 슈트를 디자인하는 그는 패션 도시 밀라노를 대표하는 멋쟁이다. 최근 한 패션 잡지가 그를 ‘세계 10대 멋쟁이’로 꼽았을 정도다.



루비나치가 제안하는 이탈리아식 옷 입기는 멀끔한 정장이나 고전적인 슈트(사진4), 격식을 살짝 비튼 재킷 차림(사진5) 등 다양하다. 전형적인 정장 차림에는 화려한 무늬 넥타이와 여기에 색깔을 맞춘 구두를 더했다. 고전적 슈트에는 요즘 젊은 멋쟁이의 필수품이라 할 페도라로 멋을 냈다. 꽃을 모티브로 만든 흰색 행커치프는 화룡점정이다. 시도하고 싶지만 엄두가 안 나는 게 위트를 섞은 재킷 차림이다. 재킷+바지+셔츠+타이의 색상 조합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루비나치는 짙은 쑥색 재킷에 살짝 빛이 바랜 청색 셔츠, 약간 어두운 타이로 상의 부분을 완성했다. 자칫 무거운 분위기로 끝날 뻔했지만 흰 바지로 마무리해 너무 진지해 보이는 걸 피했다. 각 슈트에는 섬세한 감각을 뽐낼 장치로 시계가 선택됐다.





길거리 감성에도 세련미를 더하는 이탈리아 캐주얼





강렬한 컬러를 포인트로 세련미를 주었다.
의상은 모두 구찌




흔히 청바지 소재로 알려진 데님은 최근 고급 패션의 단골 손님이 됐다. 편한 차림에나 어울리던 데님이 고가 유명 브랜드에도 적극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식 감성을 선별해 놓은 의류 매장 ‘루이자비아로마’(LUISAVIAROMA)는 4인4색 스트리트 패션을 제안했다.(사진9) 검정·하양의 대비에 수묵화를 닮은 무늬, 재단사의 손길이 닿은 듯한 데님 재킷 등이 거리 감성 패션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피렌체·밀라노=강승민 기자 quoique@joongang.co.kr

사진=임한수 사진가





촬영협조=박만현(스타일리스트)·강석균(메이크업 아티스트)·조소희(헤어 스타일리스트)·구찌(Gucci·의상)·파르미지아니(Parmigiani·시계)·루이자비아로마(LUISAVIAROMA/LVR.COM·의상)·살바토레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의상)·프라다(Prada·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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