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늘이 빚은, 공자도 극찬한 큰 산

중앙일보 2015.07.17 00:01 Week& 8면 지면보기
오악독존(五岳獨尊). 중국의 5대 명산 중 으뜸이라는 뜻이다. 그 으뜸이 되는 산이 태산, 아니 타이산(泰山)이다. 타이산은 그러나 그리 높지 않았다. 해발 1545m니까 우리나라 설악산(1707m)이나 태백산(1566m)보다도 낮았다. 대신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라는 시구를 만들어낸 웅장한 기운은 실감할 수 있었다.


타이산(泰山)



가장 신성한 산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타이산은 중국인이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산이자 가장 중국다운 산이다. 수많은 문화유산과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해 1987년 유네스코 복합 문화유산에 지정됐다. 타이산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티끌 모아 태산’이나 ‘걱정이 태산’ ‘갈수록 태산’ 같은 옛 속담에 등장할 정도로 친숙한 산이다.



타이산은 중국 황제가 즉위할 때마다 제사를 올렸던 장소다. 진시황제(BC 259~210)가 처음 제사를 지낸 이후 수많은 황제들이 타이산을 올라 신에게 제를 올렸다. 제왕의 기복은 아래로도 전파됐다. 재상부터 백성까지 절실한 소원이 생기면 타이산을 찾았다. 일생에 한 번은 타이산에 오르는 게 중국인의 꿈이다. 그래서인지 매년 약 500만 명이 타이산을 찾는다.



타이산을 오르는 코스는 쉬운 코스와 힘든 코스로 나뉜다. 관광객은 대개 편한 코스를 택한다. 산 중턱 중톈먼(中天門)이나 타오화위안(桃花源)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케이블카로 산마루 난톈먼(南天門)을 거처 정상 위황딩(玉皇頂)에 오른다.



그러나 타이산을 온전히 느끼려면 홍문~난톈먼~정상까지 이어지는 9.5㎞ 산길, 정확히 말해 돌계단 7736개를 올라야 한다. 공자(BC 551~479)가 이용했다는 코스다. 제왕들이 걸었던 길이어서 ‘어도(御道)’라고도 불린다. 정상까지 계단을 오르면 10년이 젊어진다는 전설도 전해온다. 넥타이 차림이나 치마를 입고 계단을 오르는 중국인도 있다. 세 시간쯤 계단을 오르면 난톈먼이 나온다.



난톈먼까지 올라오면 큰 고비는 넘긴 셈이다. 정상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사찰 22곳, 옛터 97개, 비석 819개, 그리고 돌에 새긴 비문 1018개가 있다. 정상에 다가가면 타이산의 주신을 받드는 도교사원 바샤츠(碧霞祠)와, 벼랑을 깎아서 만든 거대한 비석 다관펑(大觀峰)을 만난다. 다관펑을 지나 조금 더 계단을 오르면 정상이다.





한국인을 위한 등산로



7736개 돌계단을 따라 정상을 오르는 사람들




타이산 정상 위황딩에는 위황덩(玉皇殿)이라는 이름의 사원이 있다. 옥황상제를 모시는 사원으로 황제가 유일하게 머리를 숙인 곳이다. 지금도 소원을 비는 발길이 끊이지 않아 사원에 향내가 진동한다. 향로 주변에는 민초의 소망을 담은 황금색 자물쇠 수천 개가 매달려 있다.



사원 뒤편으로 돌아나오면 시야가 탁 트인다. 구름에 어깨를 가린 산봉우리 아래로 타이산 관문도시 타이안(泰安)의 높고 낮은 건물이 윤곽을 드러낸다. ‘태산에 오르니 천하가 작구나(登泰山小天下)’라던 공자의 외침이 떠오른다. 공자가 오른 곳이라는 공자등임처(孔子登臨處) 표석이 서있다. 명대(1560년)에 건립됐다가 문화혁명 때 파손됐던 걸 복원했다고 한다. 공자는 30대에 한 번, 그리고 말년에 제자들과 함께 또 한 번 타이산에 올랐다고 한다.



타이산에는 이른바 ‘한국길’이 있다. 산둥성 여유국이 한국인 관광객을 위해 계단이 아닌 흙길과 암벽 등반코스를 만들었다. 트레킹 코스는 두 개로 나뉜다. 봉선대전∼망태령∼천촉봉∼위황딩에 이르는 천촉봉 코스(3시간 30분)와 직구저수지∼칼바위 능선∼위황딩(4시간 30분)의 칼바위능선 코스다. 초보자는 당연히 천촉봉 코스를 이용하는 게 낫다. 종주를 원한다면 천촉봉 ~칼바위능선 코스로 내려오는 8시간짜리 코스를 추천한다.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산불방지를 위해 개방하지 않는다.



인천으로 돌아오기 전 칭다오(靑島)에 들렀다. 칭다오라는 이름을 세상에 널리 퍼뜨린 주인공이 맥주다. 그래서 2001년 건립된 ‘칭다오맥주 박물관’은 칭다오 시티투어의 필수 코스다. 맥주 박물관에서 아시아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한 칭다오 맥주의 참맛을 만끽할 수 있다. 지금도 맥주를 생산하는 이곳에서 백 년이 넘는다는 공장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바로 뽑은 칭다오생맥주도 무료로 맛볼 수 있다.









●여행정보=배로 칭다오를 가려면 인천~칭다오를 오가는 위동항운 페리를 이용하면 된다. 주 3회 화·목·토요일 운행. 페리 안에 카페·노래방·영화관·사우나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선상 불꽃 쇼 공연도 펼쳐진다. 페리 여행의 장점은 값이 싼 데다(편도 11만∼17만원),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데 있다. 저녁에 인천에서 배를 타면 이튿날 아침 칭다오에 도착한다. 칭다오와 타이산은 자동차로 5시간 거리다. 위동항운(weidong.com) 032-770-8000.



칭다오맥주 박물관은 칭다오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다. 입장료는 60위안(약 1만1000원)이다. 칭다오에서 타이산까지는 기차를 이용해도 된다. 요금 70(의자 칸 약 1만2000원)~450위안(비즈니스 클래스 약 8만원). 타이산 입장료 127위안(약 2만3000원).





글·사진=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