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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이 만든 연예계 新풍속 "누구도 예외는 아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5.07.14 16:26




잘나가는 프로그램이 '문화'까지 만든다.



MBC '복면가왕'은 '쇼미더머니'와 '무한도전' 등 인기 프로그램들이 스포일러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비밀유지에 성공하고 있다. '출연자 발설 시 1회분 제작비 벌금'이라는 무시무시한 서약서가 존재하기 때문. 실제로 '복면가왕'의 출연자에 대한 정보는 '추측'수준에서만 범람하고 있을 뿐, 명백한 스포일러는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처럼 철옹성같은 보안이 지속되자, 프로그램 특유의 포맷에서 오는 재미와 맞물려 갖가지 풍속도를 양산하고 있다. 일요일 예능의 맹주 '복면가왕'이 만든 연예계에 불어넣은 특별한 바람을 알아봤다.



▶ '혹시 복면 출연 안하세요?'



연예계 종사자 중 '노래 좀 하는' 사람들이 관계자나 지인들에게 받는 단골 질문이 됐다. 그동안 '복면가왕'에 잊고 지낸 가수나 예상치 못했던 비가수의 등장이 빈번해지면서 정상급 가수가 아닌 사람들도 '예상 참가자'가 되고 있는 것. 노래를 잘하는 스타들은 공식적인 제작발표회나 인터뷰 현장에서도 '복면가왕' 출연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게됐다.



질문에 대처하는 스타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이미 녹화를 마쳤거나 출연이 예정돼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혹시' 제안을 받을 수도 있는 사람들까지도 답변을 얼버무린다. 김치국 마시듯 혹시 모를 스포일러를 염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 출연 가수는 녹화를 마친 후 방송이 나가기 전까지 '잠수'를 탄 사연도 전했다. 그는 "워낙 '복면가왕'에 나갈법한 가수여서, 지인들이 집요하게 물어오는 통에 모임은 물론 SNS 활동까지 멈추게 되더라"고 전했다.



출연할 법도 한데 제의를 못 받은 스타들도 있다. 영화와 뮤지컬을 오가며 활동중인 한 배우는 "솔직히 내가봐도 나는 '복면가왕'에 출연해도 이상할것이 없는 사람인데, 아직 전화가 없더라"며 "'복면가왕'에 출연하고 나면 가수 뿐 아니라 연기자들도 단번에 새로운 매력을 인정받으니까, 욕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 제의 받은 '예비' 복면가수들, 007작전 시작



'복면가왕'의 출연 제의를 받았거나 비밀리에 녹화를 마친 스타들은 남모를 고통이 시작된다. '복면가왕'에 출연했던 한 연기자의 소속사 관계자는 "제의를 받은 후 2주 정도 후 녹화를 하고, 그 2주 후쯤 방송이 나간다"며 "한달이라는 기간동안 연기자 본인은 물론 소속사 관계자들 모두에게 '절대 함구령'이 내려진다.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발설금지령을 내린다"고 전했다. 출연 사실이 알려지면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악영향도 있지만, 힘들게 좋은 기회를 잡은 복면가수에게도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너무 말해주고 싶어서' 고역을 겪는 출연자도 있다. 아무리 '복면가왕'이 인기를 얻어도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출연자'들이 그들. 지난달 28일 '사모님은 쇼핑중'이라는 이름으로 출연한 배우 문희경은 방송 후 "제의를 받고 녹화까지 마친 상황에서 주변에서 "'복면가왕'에 나가보세요' 또는 ''복면가왕 재밌다'라는 말을 할때마다 '나도 거기 나갔어'라는 말이 턱까지 차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친딸에게도 방송날까지 비밀로 했는데, 방송에서 엄마가 나오는걸 보더니 딸이 '치사하다'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 비밀 아닌 비밀이 된 '클레오파트라'



'클레오파트라' 역시 '복면가왕'의 풍속도에 일조하고 있다. 단지 그 양상이 다른 출연자와는 달리 '기형적인' 형태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닌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복면가왕'의 연예인 판정단 중 한 사람인 작곡가 김형석은 7일 MBC FM4U '두시의 데이트'에 출연해 "전국민이 그의 정체를 알고 있는데, 말을 못해서 답답하다"라고 암시하기도 했다.



김연우는 자신의 콘서트에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이하 클레오파트라)를 게스트로 세우며 재치 넘치는 '패러디'로 인식돼 웃음을 안겼다. 김연우는 10일 오후 서울 올림픽 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 김연우 콘서트에서 "공연 게스트를 초대했다"고 말했고, 곧이어 복면을 쓴 '클레오파트라'가 등장해 배다해와 함께 '오페라의 유령'을 불렀다. '클레오파트라'는 “존경하던 김연우선배 콘서트에 출연해 영광이다. 정말 떨린다"라고 말하고 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오파트라'의 압도적인 '장기집권'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갑론을박까지 낳았다. 일각에서는 '클레오파트라'의 독주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1라운드와 2라운드는 복면 가수를 맞추는 재미로 인식하지만 '가왕전'은 클레오파트라의 개인 콘서트처럼 즐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다른 한쪽은 '명예졸업제'까지 거론하며 한 사람이 지나치게 오랜기간 경연 프로그램을 지배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압도적인 표차이를 지적하며 "클레오파트라를 꺾으려면 조용필이나 이승철이 출연해야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쉰다.



제작진은 "'명예졸업제도'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클레오파트라를 꺾는 복면가수는 꼭 등장할 것'이라고 달랬다.



박현택 기자 · 온라인 중앙일보 js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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