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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중국 산둥성 웨이팡을 가다

온라인 중앙일보 2015.07.14 13:59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고대의 공룡과 춘추시대부터 이어져 온 연(鳶), 첨단 하이테크 산업단지가 공존하는 곳.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팡()시의 현재다.



지난 7월1일부터 더 나은 미래를 고심하고 있는 중국 지방도시의 현장을 찾았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의 초청으로 미국·싱가포르·대만 등 10개국 기자들과 함께 했다.



웨이팡은 북쪽으론 보하이(渤海)만에 인접하고 동으론 칭다오(靑島), 서쪽으론 산둥성의 성도 지난(濟南)과 이어져 연해지역과 내륙을 연결하는 교통허브다. 면적은 1만6100km²(경기도의 약 1.6배), 인구는 925만 명이다. 웨이팡은 4개 구와 주청(諸城), 칭저우(靑州) 등 6개 현급시, 2개 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늘을 나는 연의 도시, 그리고 공룡의 도시=중국은 세계 최초로 연을 만든 나라다. 유안(劉安 179~BC 122)이 펴낸 『회남자』엔 이런 구절이 있다. '노반(魯班)과 묵자(墨子)의 솜씨가 교묘하여 나무를 깎아서 매를 만드니 사흘을 날아다니며 내려앉지 않았다고 한다. 나무로 날아다는 새를 만들었다고 하는 것은 괜찮지만 사흘간 내려앉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과장이다'. 나무를 깎아 새 모양의 연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노반은 춘추시대 노나라 장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중국에선 최고의 발명가이자 토목산업의 시조로 추앙 받고 있다. 현재 중국 최고 권위의 건축상의 이름도 노반장(魯班奬)이다. 노반이 태어난 곳이 지금의 웨이팡이다. 웨이팡에서 그는 '연의 시조'로 불리고 있다.



웨이팡시는 이런 전통을 디딤돌로 1984년 처음으로 세계 연 축제를 개최했고, 이 축제는 32년간 계속 열리고 있다.1989년엔 세계연연맹을 만들어 현재 67개 회원국을 가지고 있다. 1989년엔 또 면적 8100㎡의 '연 박물관'을 개관했다. 이 곳엔 용·새 모양 등 중국의 다양한 연들과 한국의 방패연 등 세계 각국의 연을 전시하고 있다.



양자부(楊家埠) 민속마을에서도 전통으로 세계와 소통하려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양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이 곳에선 장인들이 연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고 30여 m 길이의 용 모양 연을 날리는 것도 체험할 수 있다. 연과 더불어 중국의 국가문화유산인 연화(年畵) 제작과정도 시연한다. 연화는 춘절(중국의 설)에 복을 기원하는 민간 전통 그림이다. 중국 사람들은 자식들이 학년을 올라가는 가정에선 잉어가 용문을 뛰어넘는 내용의 연화를, 노인이 있는 가정에선 송학그림이 담겨진 장수 기원 연화를 산다. 연화는 북송 시대에 시작되었고 명나라 중·후기에는 판화의 발전에 따라 채색인쇄기술과 결합한 목판연화로 진화했다. 현재 양자부 민속마을을 중심으로 연간 2100만 장의 연화를 만들어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전통연의 산업화도 웨이팡에서 배울 점이다. 메이춘(眉村) 마을은 연 제작으로 성공했다. 이 마을에선 총 60개 기업이 2000명을 고용해 연간 8000만 개의 연을 만들어 2억 위안(약 36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통을 산업과 결합하여 수출산업으로 연결시킨 모범사례다.



웨이팡 내 주청시의 공룡 화석도 볼거리다. 주청시는 세계 최대 공룡화석 발굴지 중 한 곳이다. 30곳 이상 지역에서 공룡 뼈 조각 1만5000여 개와 발자국 화석들이 지금까지 발견됐다. 주청시는 이 곳에서 발견된 수십 마리 공룡 화석들을 모은 공룡박물관을 만들었다. 인근엔 공룡 화석이 드러난 지층을 그대로 전시한 공룡공원도 있다. 중국 공룡학자들에 따르면 중생대 백악기 주청지역은 온화한 기후에 수많은 호수들이 자리해 티라노사우르스 등 육식공룡과 초식공룡들이 살기 좋은 공룡의 왕국이었다. 갑작스런 기후 변화나 화산 폭발 등의 영향으로 수백 마리의 공룡이 함께 지층에 묻힌 것이다. 화석이 발견된 지층을 원 모습대로 전시한 것이 이 공룡공원만의 특징이다.



◇미래 첨단산업의 도시의 꿈=웨이팡시의 비전은 미래 첨단산업의 도시다. 웨이팡의 지역 GDP는 2014년 기준 4787억 위안(약 87조원)이다. 전년 대비 9.1%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1991년 설립한 웨이팡 하이테크산업개발지구는 총 110km² 면적에 19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웨이팡시는 전자, 3D프린터, 바이오산업 등 첨단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하이테크 산업지구에 자리잡은 기업 고어텍(GoerTek)은 삼성·애플 등 세계 전자 기업들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3D안경도 제작했다. 중국 최대 디젤엔진 업체인 웨이차이(?柴)의 본사도 웨이팡에 자리잡고 있다. 웨이차이는 2012년 세계 최대 호화 요트 제조사인 페레티를 인수하는 등 세계 각국에 5만 명의 직원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웨이팡 소프트웨어 파크는 211개 소프트웨어, 애니매이션, 전자상거래 등 관련 기업이 입주한 벤처의 산실이 되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왕시안링(王?玲) 웨이팡시 부서기 겸 하이테크산업개발지구 담당 서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발전해 나가는 도시의 사례를 보여주고 싶다. 이번 방문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우정을 쌓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자단을 안내한 차이나데일리 관계자도 말했다. 왜 미래 첨단 산업인가. "요즘 중국의 화두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학적 경제개발이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보존하는 도시 개발,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를 살리는 것이 경제개발의 우선 순위가 되어가고 있다."



'세계의 공장'에서 환경을 고심하는 중국으로…, 전통과 첨단이 소통하며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변모하려는 노력. 지방 도시 웨이팡에서 중국의 미래를 향한 꿈과 고심의 한자락을 보았다.



웨이팡=장동환 기자 misono@joongang.co.kr



사진설명

1,2,3-웨이팡시 연 박물관에 전시된 연들. 새 모양, 나비 모양 등 종류가 다양하다. 장동환 기자

4-양자부 민속마을에서 서양 기자들이 용 모양 연을 들고 있다.

5-하늘을 나는 용연.

6-메이준 마을 내 공장에 전시된 판매 견본용 연들.

7-메이준 마을 전시관에 있는 '연의 시조' 노반의 동상.

8-주청 공룡박물관에 전시된 육식공룡 화석.

9-공룡박물관 내 화석 조각들.

10-공룡의 다리뼈 일부. 사람의 키만 하다.

11-주청시의 공룡공원. 화석이 발견된 지층을 그대로 살려놓았다.

12-웨이팡 하이테크 산업개발지구에 있는 3D 프린터 이노베이션 센터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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