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자에게 인분 먹인 엽기교수 구속

중앙일보 2015.07.14 11:27




수년간 자신의 제자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엽기적인 가혹행위와 폭행을 일삼은 비정한 대학 교수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1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기 지역 K대 교수 A(52)씨를 구속했다. 또 A씨가 제자 B(29)씨를 폭행하고 괴롭히는 데 가담한 A씨 제자 C(24)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D(26·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2013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2년여 동안 제자 B씨를 수십 차례에 걸쳐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혐의다. A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디자인 관련 학회 사무국에 B씨를 취업시킨 뒤 B씨가 실수를 하거나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단 폭행하거나 괴롭힌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또 B씨가 전치 6주의 상해를 입고 수술을 받는 등 더이상의 폭행이 불가능해진 뒤에도 40여 차례에 걸쳐 손발을 묶고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뒤 호신용 스프레이를 얼굴에 쏴 화상을 입힌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자신들의 인분을 모아 10여 차례나 강제로 먹이는 등 엽기적인 가학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B씨는 3차례 수술을 받고 4차례에 걸쳐 11주간 입원해야만 했다.



A씨는 사무실에 있지 않을 때는 카카오톡 단체방을 통해 제자들에게 폭행을 지시했으며, 폭행 장면을 아프리카TV 인터넷 방송을 통해 휴대전화로 실시간 확인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A씨는 B씨가 업무적 실수로 회사에 금전적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를 들어 20여 차례에 걸쳐 1억여원의 채무 이행각서를 쓰게 한 뒤 공증까지 받았다.



B씨는 폭행에 따른 부상 치료차 병원을 찾았다가 상담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B씨를 상담한 사회복지사 신모(40·여)씨는 “상담할 당시 피해자는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된 상태로 두려움과 무기력함, 자존감 저하 등의 증세를 보였다”며 “게다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약자이기 때문에 신고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심지어 A씨의 지속적인 세뇌로 본인이 잘못해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였다”며 “설사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더라도 사회가 자기 말은 믿어주지 않고 결국엔 교수 편을 들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피해자 B씨는 본지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도망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었지만 가족들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며 “가해자들이 제발 가슴 깊이 자신들의 행동을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B씨에게 30여만원의 월급을 주는 등 임금을 착취하고 심지어 밤에 잠도 재우지 않는 등 현대판 노예처럼 부려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하지만 B씨는 국내 디자인 분야의 권위자인 A씨의 눈밖에 날 경우 대학 교수 채용 등에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생각에 참아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교육부 산하기관의 학술지 지원사업에 허위 견적서를 제출해 3300만원의 정부 출연금을 빼돌리고 법인 자금 1억여원을 횡령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A씨는 당초 범행을 전면 부인하다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출연금 전액을 반납하고 B씨와의 합의금 명목으로 법원에 1억원을 공탁했다.



성남=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영상 성남중원경찰서]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