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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안 일단 당무위 통과…문재인의 고민은

중앙일보 2015.07.13 17:37
사무총장을 없애는 대신 총무ㆍ조직본부장을 신설하는 내용의 혁신안이 13일 새정치민주연합 당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찬성 35명과 반대 2명, 기권 4명의 압도적 결과였다.



혁신안에 힘을 실은 건 문재인 대표였다. 그는 당무위가 끝날 무렵 의장 자격으로 단상에 올랐다.



▶문 대표=“박수로 만장일치를 표시해달라.”



▶황주홍 의원=“반대가 있는데 어떻게 만장일치인가. 표결로 하자.”



▶문 대표=“그럼 반대 손 들어달라.” (황 의원 등 2명 반대)



▶문 대표=“(손을 들어올리며) 찬성 손들어달라. 아니 다른 분들은 왜 손 안 드나?”



문 대표에게 혁신안은 ‘진퇴양난(進退兩難)’이었다. 그는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혁신안을 발표한 직후 측근들에게 “국민이 감동하고 반응해야 하는데, 이번 안은 정치인만 반응하는 방식”이라며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문 대표는 당무위에서 “혁신안마저 계파적 관점에서 보면 절망이다. 혁신은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며 전폭적 수용을 요청했다. 한 핵심당직자는 “혁신위는 4ㆍ29 재ㆍ보선 패배의 책임논란을 봉합한 핵심”이라며 “만약 혁신안이 좌초됐다면 문 대표가 물러나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당무위 전까지 ‘집단반발’을 예고했던 ‘비노계’도 혁신안을 수용했다. 비노계의 한 의원은 “반혁신으로 ‘낙인’ 찍힌다는 우려가 컸다”며 “찬성은 했지만, 지금까지의 반발과 이날 당무위를 통해 김 위원장의 ‘독선적 혁신’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2명이 나선 반대토론에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겼다.



▶황주홍 의원=“혁신위에 전권을 줬지만 최고위가 결정할 수 있는 선에서의 전권이다. 당헌을 마음대로 바꾸자는 것은 월권이다.”



▶김성곤 의원=“사무총장을 없애면 의사 결정만 늦어지고 추진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과거에 하다가 철회하지 않았나. 평시는 몰라도 선거를 앞둔 전시상황에 맞지 않다.”



김 의원의 지적에 “옳소”라는 집단적 호응이 나왔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이날 안건은 비노가 우려하는 공천과 직결된 사안이 아니었다”며 “월권 논란 등을 제기한 것은 향후 공천 관련안을 만들때 의원들의 우려와 반발을 감안하라는 일종의 압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당무위에는 ▶사무총장제 폐지 ▶재·보선 원인제공 시 무공천 ▶당원소환제 도입 외에 최고위 폐지와 공천평가 관련 사안은 빠졌다. 이중 공천 자격을 평가할 선출직 평가위원회와 관련해선 혁신위가 당초 구성권한을 당대표에게 일임했다가 “최고위 의결을 거친다”고 이미 물러선 상태다. 문 대표는 아예 “그것(구성권한)을 움켜쥘 생각은 전혀 없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한편 이날 당무위는 이른바 ‘공갈발언’으로 윤리심판원의 징계를 받은 정청래 의원에 대한 재심사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찬성 19, 반대 18의 박빙이었다. 이용득 최고위원이 “6개월 당무정지가 과하다”며 예정에 없던 안건을 돌발 상정하면서 표결이 이뤄졌다. 그러자 박범계 의원이 “당헌당규에 따랐다고 해도 당무위가 윤리심판원의 결정을 뒤집는 게 맞느냐”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당무위가 윤리심판원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규정은 문 대표가 당선됐던 지난 2ㆍ8 전당대회에서 개정됐다. 이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임명한 지명직 최고위원이다.



강태화ㆍ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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