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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TM기에 복제기 설치한 뒤 홍콩서 인출한 외국인 검거

중앙일보 2015.07.13 13:51
지난달 9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마스크를 쓴 외국인 남자 2명이 길거리에 있는 ATM(현금지급기)기 앞에서 약 5분간 서성이다 사라졌다. 이들이 지나간 ATM기 위쪽엔 몰래카메라가, 카드 투입구엔 복제기가 붙어있었다. 이들이 다녀간 뒤 해당 ATM기를 찾은 일반고객 162명은 이들에게 고스란히 금융 정보를 털려야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수사대는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대 예술의 거리' 주변에 있는 ATM기에 몰래카메라와 카드복제기를 설치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예금액을 불법 인출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및 절도)로 캐나다 출신 니콜라이 콜레브(38)와 불가리아 출신 몸칠 바실레브(50) 등 일당 2명을 검거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9일부터 14일까지 엿새간 한국에 머물면서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이 ATM기 카드 투입구에 부탁한 기계는 ’카드정보 저장기계(스키머)‘로 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등을 빼낼 수 있다고 한다. 또 미리 부착해 둔 몰래카메라를 통해 현금인출 시 누르는 비밀번호도 알아냈다고 한다. 특히 ATM기 밖에 몰래카메라를 달앗던 기존 수법과는 달리 이들은 ATM기 옆면을 뜯어낸 뒤 몰래카메라를 숨겨 육안으로 카메라를 식별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에 의해 불법인출된 금액은 총 147만원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로 위장하고 옷을 계속 번갈아 입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또한 동선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도보로만 이용하고 한국에서 지출한 돈은 모두 현금으로 결제했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홍콩으로 출국한 뒤 현지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로 예금액 인출을 총 39차례 시도했으나, 예금자 한도 초과 등으로 9차례만 성공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카드정보 기술자와 위조카드 총책이 우리나라 신용카드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얻기 위해 해외에서 입국한 사례는 처음이다. 경찰은 앞으로 인터폴에 수사 협조를 요청해 홍콩의 국제 위조 카드 범죄조직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병현 기자 park.b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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