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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 빠지려 9급·공인중개사 시험만 20번…여호와의 증인 신도에 벌금 200만원

중앙일보 2015.07.13 10:58
예비군 훈련에 빠지려고 9급 공무원, 공인중개사, 물류관리사 시험 등 각종 시험만 3년간 20차례 응시한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벌금 200만원을 물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 성수제)는 13일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받은 A(34)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법원에 따르면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A씨는 종교적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2007년 5월 이후 실시된 예비군 훈련에 단 한차례도 참가하지 않았다. 무단 불참 외에 A씨는 각종 시험 응시를 이유로 예비군 훈련을 연기했다. 2008년 5월 28일 예비군 훈련이 예정돼 있다면 6월 8일 실시되는 선물거래 상담사 시험에 응시하는 식이었다. 이어 7월 4일 1차 보충 훈련 소집 고지가 오면 7월 6일 증권투자상담사 시험에 응시했다.



이런 수법으로 2008년 5월부터 2011년 5월까지 3년 동안 각종 시험 응시를 이유로 훈련을 연기한 게 20차례나 됐다. A씨는 2008년 초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 금융기관에 입사했는데도 예비군 훈련 연기를 위해 9급 공무원 시험, 감정평가사 시험, 물류관리사 시험 등 가리지 않고 시험을 봤다.



1심에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자, A씨는 “모든 시험에 실제 응시했고, 예비군 부대장이 훈련 연기 신청을 승인했다”며 “훈련 연기의 고의성이 없다”고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시험에 실제 응시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피고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없는 9급 공무원, 공인중개사 시험 등에도 응시한 점에 비춰 예비군 훈련에 불참하기 위해 각종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훈련 연기 사유를 고의로 발생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종교적 양심의 자유 역시 병역의무라는 헌법적 법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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