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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님' 류승룡이 말하는 '연기·캐릭터·흥행'

온라인 중앙일보 2015.07.13 10:36




배우 류승룡(45)의 작품 속 캐릭터는 늘 돋보인다. 주연을 하거나 조연을 하거나 마찬가지다 9일 개봉한 영화 '손님'에서도 역시 류승룡이 열연한 우룡 캐릭터가 가장 빛난다. 우룡은 폐병에 걸린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떠돌이 악사. 영화는 우룡이 아들과 함께 우연히 지도에도 그려지지 않은 마을을 찾으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류승룡은 마을 사람들에겐 낯선 손님이자 이방인 같은 우룡을 표현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과 다른 말투를 사용하는 게 좋겠다고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애초 시나리오에 류승룡의 고민이 더해진 셈이다. "영화 속에서 마을 사람들은 사투리를 안 쓰거든요. 우룡과 마을 사람들 사이에 이질감을 주고 싶어서 사투리 연기를 했어요. 청주댁으로 나오는 천우희(미숙)이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충청도와 전라도 사투리가 섞인 말투를 사용했죠." 그의 열정과 고민이 더해져 또 하나의 임팩트 강한 캐릭터가 탄생했다.



-우룡 캐릭터는 어떻게 이해하고 소화했나.



"우룡은 마을에 던져진 수동적인 인물이다. 뭘 적극적으로 해야겠다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맞춰 움직이는 인물이다. 그래서 영화 속 상황에 잘 흘러갈 수 있도록 몸을 맡겼던 것 같다."



-13세 나이 차가 나는 천우희(미숙)와 러브라인을 그린다.



"그걸 로맨스나 러브라인이라고 해도 될까.(웃음)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는 연기를 한다. 우룡은 아픈 아들이 있고, 빨리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마을을 떠나야하는 상황이다. 그런 짧은 시간과 열악한 상황 속에 과부 미숙과 교감하고, 같이 서울로 떠나자고 했을 때 우룡은 나름 최선의 표현을 한다. 우룡과 미숙은 손만 잡아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상황이지 않았겠나. 수위가 약했다고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장면을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촬영하면서 어떤 점이 힘들었나.



"실제 쥐와 촬영하는 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촬영 전 쥐를 한참동안 보면서 속으로 최면을 걸었다. '강아지랑 비슷하게 생겼네. 그래도 뿔은 없네. 괜찮네'라고 되뇌었더니 촬영할 땐 괜찮았던 것 같다. 오히려 영화 후반부를 찍을 때 힘들었다. 밀가루를 온 몸에 묻히고 눈에 피 분장을 하고 연결 신을 찍는 게 힘들었다. 더운 날씨에 피 분장에 달달한 냄새 나니 벌레까지 꼬였다."



-우룡을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늘렸다고.



"영화 '표적'을 찍을 땐 65kg까지 감량을 했었다. 이번엔 82kg까지 늘렸다. 예전엔 극단적인 방법으로 살을 찌우고 뺐는데 요즘엔 그렇지 않다. 영양식을 먹고, 담백질 위주의 식단을 하면서 운동으로 몸을 키웠다. 지방으로 살을 찌우면 성인병이 생긴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올라갈 수 있다. 이번엔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체중을 갑자기 늘려도 체력적으로는 괜찮았다."



-신인 감독(김광태)과의 호흡은 어땠나.



"사실 말이 신인 감독이지 이미 다양한 작품에서 내공을 쌓은 분이다. 영화 '완득이'에서 조감독 출신이다. 트레이닝이 잘 돼 있고, 영화에서 나타내고자하는 색깔과 고집이 확실한 분이었다. 작품을 하고 상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손님'의 김광태 감독님은 꼭 신인 감독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감독상이 아니라면 시나리오상이라도 받거나 노미네이트가 되면 좋겠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개인적으로 신인감독과 작품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경험이 부족할 수 있지만 그런 시행착오는 신인감독의 신선함과 맞바꿀 만큼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작품에서든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같다.



"꼭 그렇진 않다. 영화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허균 역은 회사에선 반대했던 캐릭터다. 흔히 말하는 '야마'가 없는 캐릭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전하고 싶었다. 정적이지만 긴장감을 주는 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출연했다.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주어진 역할을 최선 다해 표현하려고 한다. 제 몫을 해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혼자 튀거나 다른 배우를 가리는 연기를 하는 건 원치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신스틸러'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남의 신을 왜 뺏나.(웃음) 다 같이 빛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류승룡만의 흥행 공식은.



"그런 건 전혀 없다. 소재든 캐릭터이든 영감을 받았을 때 출연을 결심한다. 신선함에 도전하는 것도 좋아한다. 신선함을 계속 추구하는 건 어쩌면 나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명량'을 택한 것도 그런 신선함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순신에 대해 모두가 다 알지만, 동시에 '잘' 모르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 않나. 이순신의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그린다는 점이 새로웠고, 또 그런 걸 알려야겠다는 좋은 사명감에서 출연을 결심했다. 그런 '명량'이 1700만명이 보는 영화가 될지는 상상도 못 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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