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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마시는 법? 어려워 말고 그냥 즐기세요

중앙일보 2015.07.13 00:04 종합 27면 지면보기
샤프롱은 “샴페인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 때나 어떤 상황에서도 자유롭게 마시는 것”이라고 했다. [사진 동 페리뇽]


“와인은 경험과 과학의 결합으로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든다.”

와인 메이커 벵상 샤프롱



 와인 메이커 벵상 샤프롱(39)의 지론이다. 그는 프랑스의 최고급 샴페인 브랜드인 동 페리뇽(Dom Perinon)에서 와인의 병입부터 숙성·데고르주망(샴페인 병 속에 찌꺼기를 제거하는 작업)에 이르는 와인 생산 과정 전반을 책임진다. 또 로제 샴페인(샴페인에 레드 와인을 섞은 것) 생산 작업과 와인 테이스팅도 담당한다. 동 페리뇽의 2005 빈티지 출시에 맞춰 한국을 찾은 그를 최근 서울 청담동에서 만났다. 그는 “각각의 빈티지는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갖고 나온다”며 “2005년 빈티지의 경우 생산량이 적지만 순도 높은 희귀한 와인”이라고 설명했다.



 -와인 생산 가문에서 태어났다.



 “샤프롱가는 프랑스의 주요 와인 생산지인 생떼밀리옹과 프롱삭을 터전으로 삼는다. 사실 난 아프리카 콩고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와인 업계에 종사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할머니 소유의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와인과 접했다. 아직도 생떼밀리옹엔 친척 소유의 와이너리가 있다. 와인 산업에 일하는 친지들을 만나며 내 숙명이라고 느꼈다.”



 샤프롱은 프랑스 몽펠리에 국립 농경제대학교에서 포도 재배학과 와인 생산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 후 칠레로 건너가 와이너리에서 일했다. 프랑스 와인 메이커로선 드물게 신대륙 와인에도 정통한 전문가로 손꼽힌다. 샤프롱은 또 코르크 밀봉 전문가로 유명하다. 코르크는 와인의 보존과 숙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와인과 과학은 어떻게 연결되나.



 “와인에선 실증적인 경험이 중요하다. 과학과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상품이 아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와인 산업도 함께 성장했지만 와인은 복잡하고 미스터리한 산업이다.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고, 또 그 자연 환경은 매년 달라진다. 우리는 매년 기후가 어떻게 변했는지 항상 기록한다.”



 -빈티지는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나.



 “빈티지 결정 과정은 매년 엄청난 도전이다. 와인 메이커에겐 가장 중요하고도 창의적인 활동이다. 바로 이전 빈티지가 제조된 해의 기후 여건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피노누아와 샤도네이 품종을 블랜딩하는 최적의 조합을 찾을 수 있다. 이 블랜딩으로 최고 품질의 와인이 탄생된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모든 지식과 경험이 총 동원된다.”



 -좋은 샴페인의 기준은 무엇인가.



 “좋은 샴페인은 샴페인 자체로 존재감이 느껴진다. 한 잔을 마시면 온몸의 세포가 깨어나 복잡다단한 맛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소비자와 감성을 공유한다. 열려있어야 하고, 동시에 기억에 남아야 한다.”



 -2005 빈티지에 대해 소개하자면.



 “2004년 빈티지는 편안하고 풍부했다. 이와 비교해 2005년 빈티지는 강렬한 과일 맛으로 시작해 미네랄의 풍미를 거쳐 꽃 향기로 끝난다. 복합적이고 응축된 질감이 특징이다.”



 -샴페인은 어떻게 마셔야 하나.



 “샴페인은 자유다. 아무 때고 어떤 상황에서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정해진 규칙은 없다. 샴페인은 에너지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매개체다. 내 조언은 ‘어려워 말고 와인 병을 따라’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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