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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면세점 시장' 승자는 이부진·정몽규·김승연

중앙일보 2015.07.10 17:22
왼쪽부터 정몽규·이부진·김승연
15년만에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가 결정됐다.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세우면서 손을 잡은 정몽규(53)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45)호텔신라 사장, 한화갤러리아의 김승연(63)회장이 활짝 웃었다.



관세청은 10일 대기업군 면세점 사업자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를 선정했다. 관세청은 "경영능력·상생협력 등 심사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선정했고 심사위원 간 이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놓고 국내 양대 면세점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는 물론 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한화갤러리아·이랜드 등 굵직한 유통 대기업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경기 침체에도 면세점 시장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에 힘입어 10조원 규모로 커졌다. 영업 규제 등으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대형 유통기업이 면세점 입찰에 사활을 건 이유다.



한화가 그룹의 상징인 여의도 63빌딩을, 신세계가 백화점 사업의 모태인 본점 명품관을 면세점 부지를 내놓는 등 그룹 오너가 면세점 입찰을 진두지휘하면서 대기업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까지 보였다.



서울 용산의 아이파크몰을 운영하는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은 '세계 최대의 도심형 면세점'을 부각한 점을 평가 받았다. 국내 최대 면세점인 롯데면세점 소공점(1만1200㎡)의 5.8배 규모다. 대형버스 400대가 들어가는 대규모 주차장으로 시내 면세점의 고질적인 교통 체증 문제도 해결했다.



면세 사업을 처음 하는 현대산업개발과 대표적인 면세 사업자인 호텔신라가 손을 잡아 신규 사업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명분과 면세 사업 경영 역량를 조화시킨 것도 강점이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중국 현지 여행사와 정부 관계자를 만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진정됐으니 한국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9일 면세점 프리젠테이션 현장을 직접 찾는 등 '오너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한화갤러리아는 명동·동대문 등 기존의 관광 명소를 벗어나 노량진 수산시장-한강-국회의사당-63빌딩을 연결하는 '여의도 관광코스'를 부각했다. 면세점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광 명소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HDC신라면세점과 마찬가지로 63빌딩 주차장과 인근 한강 둔치 주차장을 확보해 주차 문제도 해결했다. 오전부터 호텔신라의 주가는 7.66%, 한화갤러리아의 주가는 25.33%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서는 신규 사업자를 미리 예견하기도 했다.



한편 1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중견·중소기업 몫의 서울 면세점에는 하나투어가 대주주인 SM면세점이 선정됐다. 제주에서는 제주관광공사가 선정됐다.



구희령·이현택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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