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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야생 퓨마와 맨몸으로 싸워

중앙일보 2015.07.10 16:11
퓨마. [사진 중앙포토]




애견과 함께 캠핑을 갔는데 맹수와 맞닥뜨렸다. 그 맹수가 애견을 보고 입맛을 다시며 달려든다. 만약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아마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하지만 숀 핸슨(38)은 달랐다. ABC방송의 아침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는 애견 닥스훈트를 잡아간 맹수에 맨몸으로 맞선 핸슨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캐나다 벤쿠버에 사는 숀 핸슨은 친구들과 닥스훈트 베일리를 데리고 우크루렛의 살몬 해변으로 캠핑을 떠났다. 낚시 후 캠프장으로 돌아왔더니 숲 속에서 불쑥 퓨마가 나타났다. 퓨마는 미국 표범, 쿠거 혹은 산사자로 불리는 맹수의 일종이다.



일행으로부터 3m 정도 떨어져있던 퓨마는 강아지를 보고 달려들었다. 누구도 손쓸 새 없이 강아지의 목을 물고 숲으로 끌고 갔다. 핸슨은 급한 마음에 무작정 퓨마를 쫓아 수풀과 진흙을 헤쳐 나갔다. 한 계곡에 다다르니 퓨마가 강아지를 물고 서있었다.



그는 퓨마를 보자마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얼굴을 가격했다. 그는 “뒤로 살짝 물러서서 퓨마의 얼굴을 주먹으로 쳤다. 그러자 퓨마의 눈이 쏠리더니 강아지를 놓아줬다”고 했다. 그는 강아지를 챙긴 후 퓨마의 반격에 대비했다. 하지만 퓨마는 가만히 있었다. 헨슨은 “퓨마가 멍한 상태로 가만히 앉아있었다”고 말했다.



강아지를 구출한 헨슨은 퓨마가 돌아올 것을 걱정했다. 그래서 퓨마가 떠났는지 확인하려 다시 계곡에 돌아갔다. 위협에 대비해 샷건도 챙겼다. 퓨마는 아까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퓨마가 나를 보고 가까이 다가 오길래 경고 총성을 쐈다. 도망칠 생각도 했지만 퓨마가 뛰어들려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생명의 위협이 느껴지자 결국 퓨마를 쏴 죽였다. 그는 “나와 다른 사람들, 그리고 주변에 있는 아이들을 먼저 생각했다”며 “퓨마는 정말 아름다운 동물인데 이런 일이 발생해서 안타깝다”고 얘기했다. 헨슨은 곧바로 경찰과 야생동물보호국에 신고했다. 우크루렛 왕립 캐나다 산악경찰서의 제프 스완 경사는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그 누구도 맨손으로 야생동물과 싸워선 안 되며 헨슨은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헨슨이 죽인 퓨마는 1살 정도 된 암컷으로 판명됐다. 퓨마는 멸종 위기 동물이라서 사냥할 경우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캐나다 환경부 관계자는 비록 목격자가 없었지만 헨슨의 경우는 “정당하다”고 판단되며 조사가 이미 종료됐다고 밝혔다. 환경부 측은 “당시 퓨마는 매우 야윈 상태였다. 며칠 전에도 야생 보호관들이 목격신고를 받고 포획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헨슨의 강아지 베일리는 알버니 항구에 위치한 마지니 동물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핸슨은 “내가 무모하면서도 무척 운이 좋았다”며 “이 상황에서 부모라면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베일리는 내 가족이다”고 말했다.



이유경 인턴기자(연세대 정치외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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