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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불륜…간통은 무죄지만 위자료 내야

중앙일보 2015.07.10 11:29
“간통은 무죄지만 위자료는 줘라”



지난 9일과 10일 잇따라 내려진 사법연수원생 불륜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종합한 결론이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201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신모(33)씨는 연인관계였던 A씨와 이듬해 4월 혼인신고를 했지만 이를 숨기고 2012년 8월부터 동료 사법연수원생 이모씨와 불륜을 저질렀다. 6개월 뒤인 2013년 초 신씨는 이씨에게 결혼사실을 알렸고, 이씨는 A씨에게 신씨와의 관계를 알렸다. 결국 신씨 부부는 이혼했고 A씨는 같은 해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에 얽혀 형사·민사·행정에 걸친 다기한 소송이 제기됐다.



9일 수원지방법원은 형사 항소심에서 신씨의 간통혐의에 대해 징역 6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간통죄를 규정한 형법 241조에 대한 위헌을 선언해 처벌의 근거규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1심서 무죄를 받은 불륜상대방 이씨에 대한 검찰의 항소도 당연히 기각됐다.



하지만 같은 불륜행위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은 "신씨는 사망한 A씨의 어머니 B씨에게 위자료 3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보다 500만원 늘어난 액수다. 불륜상대방인 이씨도 이중 500만원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다고 봤다. 신씨와 이씨의 불륜행위가 사망한 A씨에 대해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어머니 B씨는 사망한 A씨의 상속인이다. 간통이 형사적으로 무죄이더라도 불륜은 ‘타인에게 고의로 정신적 피해를 끼친 불법행위’이므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벗어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고등법원 판결 중 눈에 띄는 것은 1심에서 신씨가 3000만원, 이씨가 500만원을 각자 부담토록 했던 것을 뒤집은 대목이다. 2심 재판부는 ‘공동불법행위’를 인정해 신씨는 3500만원 전체에 대해 책임이 있고 이씨는 이중 500만원에 대해서만 연대책임을 지라고 판결했다.



고등법원 관계자는 “두 사람의 모두 의도적으로 벌인 불륜행위에 대한 책임을 각자 나눠 묻는 것이 법리상 적절치 않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행정소송이 남았다. 사법연수원은 2013년 10월 불륜을 저지른 신씨와 이씨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신씨에겐 파면, 이씨에겐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신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파면은 너무하다"는 신씨의 주장취지에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장혁 기자·변호사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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