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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녹색 비즈니스로 일자리 80만 개 만든다

중앙일보 2015.07.10 00:55 종합 16면 지면보기
독일 베를린 인근 고속도로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독일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소비 전력의 절반을 풍력·태양광·바이오연료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앙포토]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40% 이상 줄이기로 했다. 한국의 경우 유엔에 제출한 감축 목표대로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를 줄이더라도 90~2030년 사이 배출량이 81% 늘어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물론 한국은 지금까지 감축 의무가 없는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됐다.

신 기후체제 <하>
“2050년엔 파리도 사막” 위기 공감
EU 리더들 온실가스 감축 적극적



 그렇다면 EU는 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걸까. 녹색성장위원회 이승훈 위원장은 “유럽 시민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인 것은 폭염과 같은 이상 기후를 많이 겪은 탓”이라며 “2050년이면 프랑스 파리가 사하라 사막처럼 된다는데, 정치인들도 배출을 줄이겠다고 해야 당선되는 게 유럽”이라고 말했다.



 EU 내에서도 영국은 2050년까지 90년보다 배출량 80%를 감축하는 게 목표다. 주한 영국대사관의 프랜시스 우드 경제자문관은 “2012년 현재 90년보다 배출량이 21.7%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업 부문의 최고경영자 등 리더의 92%가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청정기술 투자국이고, 온실가스 포집·저장(CCS) 기술에만 10억 파운드(약 1조750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도 이에 못지않다. 2012년 현재 90년보다 24.7%를 감축했다. 90~2012년 사이 국내총생산(GDP)은 37% 상승했다. 산업 부문에서도 아직 상당한 감축 잠재력이 있는 만큼 배출권거래제(ETS) 등을 통해 허리띠를 더 졸라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제고 분야에서 8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가정의 에너지비용 지출도 줄이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연방 환경부의 알렉산데르 피셔 국제기후정책 자문관은 “독일 시민의 80%가 ‘제로 탄소 사회’에 공감하고 있을 정도로 감축에 적극적”이라며 “화학 회사인 BASF(바스프) 같은 경우 재생에너지에 투자해 온실가스도 줄이고 저렴한 에너지를 자체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U는 2030년까지 ETS를 통해 2005년 대비 43%를 줄이려 한다. EU집행위원회 기후정책총국 엘리나 바드람 대외협력과장은 “ETS는 기업에 융통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줄이는 여러 시장 메커니즘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제도”라고 말했다.



 한국의 산업 부문은 신기후체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기업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경남 창원의 두산중공업은 연간 1000억원씩 들어가는 에너지비용을 2013년부터 2년 동안 146억원(14.6%) 절감했다. 170억원을 투자해 가열로·전기로의 열손실을 막고 열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한편 고효율 설비를 설치한 덕분이다.



 이 회사 김영준 에너지환경팀장은 “에너지비용 10%만 줄여도 1년이면 100억원이라는 경영진의 판단으로 투자를 했고, 2년 남짓 만에 투자비를 회수했다”며 “생산설비 가동 시간은 주당 90시간에서 100시간으로 늘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도 96억원을 추가 투자해 공장 전체의 조명을 LED(발광다이오드)로 교체하는 등 연간 19억원의 에너지비용을 줄일 계획이다.



 유승직 온실가스정보센터장은 “온실가스 감축이 한편으로는 위기이지만 기회라는 양면성이 존재한다”며 “신소재 산업이나 배터리 산업 등 새로운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Emission Trading System·ETS)=정부가 산업체별로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의 총량(상한선)을 정해 배출권을 나눠 주고, 이 상한선보다 적게 배출한 기업은 남아도는 배출권을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 할당된 배출권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은 과징금을 내거나 다른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사서 충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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