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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조개혁 통해 수출 활로 열어야

중앙일보 2015.07.10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8차 무역투자진흥회의가 9일 청와대에서 열렸다. 수출 감소와 그리스·중국 불안과 같은 내우외환이 겹친 시점이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정부는 이 회의에서 ▶수출 활성화에 116조원 투입 ▶건축 투자 활성화 ▶인수합병(M&A) 촉진 등을 통한 벤처·창업 붐 확산 ▶관광산업 활성화 같은 대책을 내놓았다. 재정도, 정책수단도 마땅찮은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흔적이 보인다.



 그럼에도 당사자인 산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수출의 가장 큰 걸림돌인 엔화 약세에 대응할 환율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출 활성화에 투입된다는 116조원 가운데 91조원(민간투자분)은 주요 기업들의 올해와 내년 투자액을 단순히 더한 수치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내 한국관 확대’처럼 지난 4월 ‘수출진흥대책’에 포함됐던 재탕 정책도 눈에 띈다.



 수출기업들의 실망감을 이해할 수 있다.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보다 5% 감소했다. 그리스·중국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하반기엔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들로선 보다 화끈한 대책이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더 이상 수출기업을 대놓고 지원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개발도상국이 아니다. 수출이 부진하다지만 경쟁국들에 비하면 감소폭도 작다. 1분기를 기준으로 세계 교역량은 11.6% 감소했다. 중국을 제외한 미국·독일·일본 등의 수출은 한국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경상수지 흑자인 한국이 인위적으로 원화가치를 떨어뜨리기도 어려운 노릇이다.



 답은 결국 장기 경쟁력 확보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우선 노동·금융·공공·교육과 같은 사회 인프라의 효율을 높이는 게 필요조건이다. 여기에다 노사정 이해관계자들의 열린 마음이라는 충분조건까지 갖춰져야 산업경쟁력과 수출경쟁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한 청와대 회의 참석자는 “손에 잡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은 것도 기획재정부나 산업통상자원부와 같은 경제부처들만이 머리를 맞댔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했다. 4대 개혁을 둘러싸고 맞서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이 한번 생각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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