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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청년 일자리, 없던 것을 만들어내야 할 때

중앙일보 2015.07.10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김성탁
정치부문 차장
박미현(30)씨는 폐기물로 패션 제품을 만드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 시절 현수막으로 가방이나 필통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버리는 사람과 재활용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그래서 폐기물이 나오는 기업이 재활용도 직접 할 수 있게 컨설팅을 해주기로 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회사 주최 마라톤행사에서 버려진 페트병을 모아 담요를 만들었다. 해당 회사는 이 담요로 어려운 이들을 돕고 홍보 효과도 거뒀다. 박씨의 회사는 현재 직원 10명에 연매출이 수억원에 달한다. 그는 “세상에 없던 일을 만들어내 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다. 그러면서 돈도 버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김선혁(31)씨는 지방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이들에게 제품 브랜딩과 포장 디자인을 제공하는 회사를 차렸다. 제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해 주기도 한다. 먹거리라는 점을 고려해 농부나 과일 생산자들에겐 영농 일지를 적도록 해 온라인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데 맞춰 쌀은 1㎏ 단위로 페트병에 넣어 판다. 냉장고에 보관하기 쉽도록 포장을 개발했다.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사업 모델로 키울 여지가 생각보다 많다”고 귀띔했다.



 하반기 취업 시즌을 앞두고 대졸자 등 청년층이 자기소개서 준비 등 취업 대비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 일자리 전망은 어둡다. 통계청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청년실업률(15~29세)은 지난 2월 11.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970년대 평균 9.1%였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9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성장률은 낮아지는데 생산성은 높아져 고용이 늘지 않는다. 부가가치 10억원당 취업자 수를 나타내는 취업계수는 70년 111명에서 2000년대 25.8명으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일자리가 늘어나기만 바라선 취업난을 줄이기 어렵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내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선 이런 새로운 직업으로 사회적 일자리가 주목 받고 있다. 박씨와 김씨처럼 국내에도 사회적 기업을 스스로 만들어 추가 고용까지 이끌어내는 젊은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부도 새 직업을 발굴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 고령화가 진행되고 복지 수요가 확대되는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사회적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건강을 돌보는 직업 등 의료 분야 일자리가 합법화하지 못하고 있다면 정부와 정치권이 의료법 개정을 고민해 줘야 한다. 선진국에선 취약계층 돌봄서비스나 보조교사 같은 교육서비스 분야에도 국내에 없는 일자리가 많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거나 국가 차원의 교육이나 자격을 신설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이 신규 고용을 대폭 늘리지 못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가 한정돼 있다면 이젠 직업의 구조를 바꾸는 시도를 해볼 만하다.



김성탁 정치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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