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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공포 싹~ 스릴 쑥~ 그래! 이 맛이야

중앙일보 2015.07.10 00:02 Week& 1면 지면보기
워터파크의 시즌이 돌아왔다. 매년 500만 명이 넘게 찾을 만큼 워터파크는 여름 시즌 핫 플레이스가 됐다. 지난달 전면 개장한 경남 김해 롯데 워터파크 모습.



쉰 살 아저씨의 워터파크 체험

지난해 이맘때였다. 큰맘 먹고 고등학생 딸을 데리고 워터파크에 갔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지만, 이미 주요 탑승기구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탑승 대기시간이 무려 1시간 30분이었다. 겨우 30초를 즐기겠다고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이만한 시간 낭비가 또 있을까 싶었다. 딸에게 물어봤다.



“왜 이 고생을 하니?”



“짜릿하잖아!”



정말 워터파크는 그렇게 재미있을까. 그래서 직접 타 봤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1990년대 중반 미국 올랜도에서 이런 걸 타본 게 마지막이었다. 쉰 살 아저씨가 거의 20년 만에 모험에 나선 것이다. 마침 올해 국내 워터파크에는 듣도 보도 못한 ‘신상’이 등장했다. 경남 김해 롯데 워터파크의 ‘래피드 리버(Rapid River)’와 경기도 용인 캐리비안 베이의 ‘메가 스톰(Mega Storm)’이다. 비슷한 형태의 기존 시설보다 한 단계 진화한 첨단시설이란다.



타 본 소감은? 딸 아이 말마따나 짜릿짜릿했다. 젊은이들이 뙤약볕 아래에서 2시간 가까이 기다리는 이유를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이제야 고백하지만, 탑승기구에 타기 전까지는 긴장·초조·불안 그 자체였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젊은이들이 질러대는 즐거운 비명이 나에게는 공포로 와 닿았다. 탑승장 입구까지 한발 한발 옮길 때는 지옥으로 끌려가는 듯했다. 고문이 따로 없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막상 탑승기구를 타니까 공포가 싹 사라졌다. 세상 아래로 추락하는 것 같은 급강하 코스에서는 자동으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공포에서 내지르는 비명이 아니라 젊은이처럼 즐거운 비명이었다. ‘아하! 이 스릴 때문에 타는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워터파크는 젊은이의 놀이터다. 그렇다고 아저씨가 놀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규정을 보면 60세 미만(여성은 55세 미만)까지 탑승기구를 탈 수 있다. 이제 가족을 위해 대신 줄을 서주지 말고, 한 번쯤 과감하게 도전해보시라고 바란다. 무섭다고? 요령 하나를 알려드린다. 눈만 감으면 된다. 아저씨들이여, 청춘이 그리우신가. 그렇다면, 워터파크에 가시라.









국내 최강 워터파크 탑승기구 타보니



경남 김해 롯데 워터파크가 전면 개장하면서 올해 대형 워터파크 각축전은 경기도 용인 캐리비안 베이, 강원도 홍천 오션월드와 함께 3파전으로 확장됐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롯데 워터파크와 캐리비안 베이가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새 탑승기구를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 워터파크의 ‘래피드 리버’와 캐리비안 베이의 ‘메가 스톰’은 올여름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도입한 두 시설과 오션월드의 대표시설 ‘슈퍼 부메랑고’를 직접 체험했다. 국내 최강 워터파크 탑승기구 비교 체험기를 소개한다.





워터파크에서 즐기는 래프팅 │ 롯데 워터파크 래피드 리버



롯데 워터파크의 래피드 리버. 첫번째 협곡 구간에서 탑승자들이 급류에 휘말려 떠내려가고 있다.
워터파크에서 강(river) 형태의 시설은 현재 3단계까지 진화했다고 한다. 첫 단계가 캐러비안 베이에서 처음 선보인 유수풀이다. 그냥 수로를 따라 물이 흘러가는 타입이다. 두 번째 단계는 롯데 워터파크, 오션월드, 설악 워터피아, 리솜 스파캐슬 등에 있는 토렌트 리버(Torrent River)다. 유수풀과 같은 원리지만, 물을 가뒀다가 한꺼번에 쏟아 붓는다. 약 30초마다 물을 쏟아내 수로에 있는 사람은 쓰나미에 휩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롯데 워터파크의 래피드 리버(Rapid River)는 이보다도 한 단계 더 진화했다. 국내 최초로 도입했는데, 당연히 토렌트 리버보다 더 짜릿하다. 길이 370m에 이르는 꼬불꼬불한 수로 곳곳에 장애물(바위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워터파크에서 즐기는 래프팅이라고 보면 된다. 시작 지점과 끝 지점의 표고차가 2.7m에 이른다. 시작 지점에서 펌프로 물을 밀어내면 물이 바위와 부딪히며 소용돌이와 파도를 만들어낸다. 좁은 수로에서는 갑자기 급류로 변한다.



래피드 리버를 래프팅에 비유하는 건, 튜브 때문이다. 토렌트 리버까지는 도넛처럼 생긴 튜브를 탄다. 그러나 래피드 리버의 튜브는 래프팅 보트처럼 밑이 막혀 있다. 1인승이고, 둥근 모양이다.



출발 지점에서 튜브에 몸을 실으면 바로 격류 구간이 시작된다. 약 30m에 이르는 첫 번째 래프팅 구간인데, 벽에 부딪힌 물결이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어서 튜브가 좌충우돌한다. 조종을 해보겠다고 몸부림을 쳐도 소용이 없다. 물살이 워낙 강해 그냥 빙글빙글 돌면서 흘러간다. 좁은 구간에서 격류와 부딪히면 튜브가 벌떡 일어나는 것처럼 앞이 확 들린다. 물벼락도 쏟아진다. 이때 중심을 잘 잡고 앉아 있어야 한다. 뒤집어 질 수도 있다.



이런 급류구간이 세 군데나 있다. 급류가 끝나면 물살이 잔잔해진다. 두 번째 구간은 길이가 50m에 이른다. 길이가 길다 보니 래프팅의 묘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가장 재미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세 번째 구간은 스릴이 넘친다. S자 코스에다 일부 터널 구간이 있어 앞이 안 보일 때가 있다. 이때 격류가 내는 소리가 울려 공포감을 준다. 탑승 시간은 약 5분이다.



  짤막 평

  다른 워터파크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재미. 이번 비교 체험에서 제일 재미 있었다.









10층 건물 위에서 떨어지다 │ 캐리비안 베이 메가 스톰



캐리비안 베이의 메가 스톰은 오르막 구간에서도 시속 50㎞의 속도가 나 더 짜릿하다.
메가 스톰(Mega Storm)은 이름처럼 폭풍 같은 시설이다. 슬라이드 길이만 355m에 이른다. 비슷한 형태의 슬라이드 길이가 150m 남짓이니까, 두 배 이상 긴 셈이다. 설치비용도 170억원이나 됐단다.



탑승장은 건물 10층 높이라는 37m 위에 있다. 탑승장까지 올라가는 것도 힘들다. 나무 계단만 220개다. 계단을 오르다 보면 슬라이드에서 터져나오는 비명소리가 들린다. 타기도 전에 주눅이 든다.



워터파크 슬라이드는 기본적으로 위에서 밑으로 하강하는 시설이다. 여기에서 한 단계 진화한 시설이 중력 가속도를 이용해 다시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이다. 메가 스톰은 이보다도 한 단계 더 높다. 중력 가속도가 아니라 자기장을 이용한다. 일정 높이까지 인위적으로 빠르게 그리고 여러 번 올려준다. 슬라이드 끝 부분에 깔때기처럼 생긴 지름 18m의 토네이도형 슬라이드가 있어 안에서도 회전을 한다.



37m 상공 탑승장에서 본 메가 스톰은 밑에서 올려다보는 것과 딴판이었다. 뱀처럼 꼬불꼬불하고 길었다. 이런 류의 슬라이드는 낙하 구간이 맨 마지막에 배치돼 있는데, 메가 스톰은 4군데나 있었다. 탑승 시간도 2배 이상 긴 60초였다.



튜브는 출발과 동시에 20m 길이의 터널로 빨려들어갔다. 경사는 완만했지만 터널 속에서 물벼락이 쳤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첫 번째 터널이 끝나자 갑자기 몸이 밑으로 꺼지는 듯했다. 첫 번째 급하강 구간이다. ‘어어’ 하는 순간, 튜브가 빠른 속도로 솟구쳤다. 자기 부상 열차처럼 자기장을 이용해 튜브를 위로 밀어올린 것이다. 이때 속도가 시속 50㎞쯤 된다고 한다. 이런 내리막과 오르막 구간이 3번 연속 이어졌다.



하이라이트 구간은 역시 마지막이었다. 20m 길이의 4번째 터널, 터널과 이어지는 거대한 토네이도 슬라이드가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경사진 터널 속에서 속도를 더한 튜브는 빠른 속도로 토네이도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낙하 각도 40도라고 했지만, 워낙 빠르게 떨어지다 보니 정신이 쏙 빠지는 것 같았다. 튜브는 토네이드 슬라이드 안에서 10m 위로 치솟았다가 내려오기를 서너 차례 반복한 다음 드디어 물 위에 안착했다.



  짤막 평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탄 느낌.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나중에는 재미있었다.









무중력을 느끼다 │ 오션월드 슈퍼 부메랑고



탑승자들이 오션월드 슈퍼 부메랑고의 미끄럼틀 구간을 내려오며 환호하고 있다.
슈퍼 부메랑고는 2009년 5월29일 첫 선을 보인 이후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오션월드의 효자 탑승기구다. 지금도 최소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탈 수 있다. 튜브를 타고 내려와서 다시 커다란 미끄럼틀을 치고 올라갔다 내려오는 슬라이드로, 오션월드의 6인승 부메랑고는 세계 두 번째 시도였다. 지금은 국내에도 캐리비안 베이의 타워 부메랑고, 롯데 워터파크의 자이언트 부메랑고, 원마운트의 스카이 부메랑고 등 이름만 다른 시설이 여럿 있다.



캐리비안 베이에서 메가 스톰을 경험한 바가 있어 오션월드의 슈퍼 부메랑고는 만만해 보였다. 수직 높이도 23.5m로 메가 스톰보다 14m쯤 낮고, 길이도 절반이 되지 않는 137m였다. 탑승 시간도 20초 정도였다. 그러나 작은 고추는 역시 매웠다. 메가 스톰에서 느끼지 못한 공포감을 여기서 뼈저리게 느꼈다. 탑승장에서부터 안전요원이 겁을 줬다. “탑승할 동안 고개를 숙이거나 무릎을 세우면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해 주십시오. 옆에 손잡이를 절대로 놓치면 안됩니다.”안전요원은 계속해서 겁을 줬다. “슈퍼 부메랑고에서는 잠깐 동안 무중력 상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고작 슬라이드를 타는데 무슨 무중력 상태를 느낀다고? 흥!’



6명이 탄 큼지막한 튜브는 구부러진 코스를 따라 천천히 내려갔다. 메가 스톰처럼 빠르지도 않았다. 동굴 구간도 없이 전 구간이 뚫려 있어서 시각적인 두려움도 없었다. 빙글빙글 돌면서 두 번의 S코스를 내려가던 튜브가 갑자기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가 떨어졌다. 나도 모르게 ‘악’ 소리가 났다. 말 그대로 간이 떨어질 뻔했다. 실제로는 슬라이드에 붙어 내려갔지만, 거의 수직으로 떨어진 탓에 허공을 나는 느낌이 든 것이다. 경사 각도가 무려 68도란다. 대기할 동안 들렸던 비명소리가 바로 여기서 터져 나온 것이었다.



약 15m인 급경사 구간을 내려온 튜브는 미끄럼틀에서 다시 거의 수직으로 10m쯤 올라 잠깐 멈춰섰다. 몸은 위로 치솟으려 하고 튜브는 멈춘 탓에, 찰나였지만 무중력 상태를 느꼈다. 미끄러져 내려온 튜브는 곧장 풀로 들어갔다. 모든 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났다.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짤막 평

  다시는 타고 싶지 않다. 한 번으로 족하다.









글=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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