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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두둑, '고장난' 내 몸 사용법

온라인 중앙일보 2015.07.10 00:01
[엘르] “운동요? ‘살기 위해’ 합니다.” ‘몸짱’이 되겠노라는 결연한 목표 대신 로봇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몸의 통증을 없애고자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이 몸 상태로는 운동마저 쉽지 않다.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까? 중심을 잃어가고 있는 당신의 고장 난 몸을 위한 코치 D의 지침!


how to make a good body





자, 먼저 자가 진단 테스트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아래 내용을 읽고 체크해 보자.

ㅁ 다리를 꼬고 앉을 때 더 편한 쪽이 있다.

ㅁ 힐을 신지 않아도 발목이 자주 접질린다.

ㅁ 신발 한쪽의 뒷굽이나 바깥쪽이 유달리 더 빨리 닳는다.

ㅁ 가방을 한 방향으로만 메는 게 훨씬 편하다.

ㅁ 사진을 찍었을 때 양쪽 어깨의 높이가 다르게 나온다.

ㅁ 치마 허리 부분이 자주 돌아간다.

ㅁ 짝다리로 서는 게 똑바로 서는 것보다 편하다.

ㅁ 누웠을 때 양발을 내려다보면 벌어지는 각도가 다르다.

ㅁ ‘짝궁둥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ㅁ 무의식중에 팔자걸음을 걷는다.





“어머, 이거 다 내 이야기 아냐?”라며 뜨끔할 사람들도 있고 “전혀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자신하는 이들도 있을 거다. 눈치챘겠지만 이는 척추측만이나 골반 틀어짐을 자가진단하는 질문지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큰맘 먹고 피트니스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가 문턱에서부터 좌절하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위와 같은 체형 문제. 날이 갈수록 몸이 뻣뻣해 준비운동이나 스트레칭을 따라 하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사람, 좌우 비대칭, 불균형이 눈에 보일 정도로 심각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운동을 하려고 하면 통증부터 호소하는 이들까지. 단순히 원점에서 시작하는 운동 초보들이 아니라 출발 지점 자체가 뒤로 밀린 사람들이 피트니스 센터로 몰려드는 중이다. 대체 이유가 뭘까? 몸 구석구석 여기저기 아프고 뒤틀린 현대인들의 문제점은 바로 이거다. 문명의 편리함에 둘러싸여 진보된 기술의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신체는 퇴보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와 도구에 둘러싸여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때는 의식하지 못했던 녹슨 몸이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본격적인 운동을 하고자 하면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이 상태에서 몸이 보내는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무작정 움직이기 시작하면 나쁜 움직임(혹은 자세)이 쌓여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고 만다.



체형교정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이해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예전과는 다른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다. 한때 많은 이들이 피트니스 센터에 오는 이유는 단순히 ‘땀 빼기와 살 빼기’에 그쳤었다. 그러나 요즘엔 운동을 통해 비틀어진 허리를 되돌리거나 구부정한 등을 펴는 등 체형 교정의 효과를 보려는 니즈가 거세다. 하지만 이때 많은 이들이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척추측만 같은 체형 변화를 골격의 변화로 착각하는 것이다. 거기에 ‘우드득우드득’ 하는 교정치료가 주는 신비감(!)까지 더해져 마치 체형 교정이 뼈를 깎고 맞추는 수술 비슷한 원리로 작동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뼈가 직접 휘었거나 꺾여서 체형 불균형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뼈의 영원한 파트너 아니 차라리 지배자에 가까운 근육이야말로 체형을 결정짓는 진짜 실세다! 사람의 몸을 표현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동원되는 비유는 ‘텐트’다. 사람의 몸을 텐트에 비유한다면 뼈대는 텐트를 지탱하는 기둥으로 볼 수 있다. 기둥 위에 덮는 텐트 외피는 근육에 대응된다. 이때 텐트가 제대로 된 모양을 갖추기 위해선 외피를 사방으로 팽팽하게 잡아당겨주는 줄의 힘이 필요하다. 만약 텐트를 잡아당겨주는 힘의 균형이 깨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어느 한쪽에서 세게 당겨 기둥(뼈대)이 휘어지면 텐트의 모양도 한쪽으로 찌그러질 것이다. 반대로 지나치게 줄이 느슨하다면 텐트 전체의 모양새가 무너져 내릴 것이다. 이런 텐트의 모양 변화는 사람으로 치면 좌우 높이가 다른 어깨, 굽은 등, 척추측만증과 같은 체형변화에 대응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가 체형 교정에 대해 품고 있는 일반적인 오해가 풀린다. 골반 비대칭이나 서로 길이가 다른 짝다리는 결코 뼈가 잘못 자라거나 휘어서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는 것. 뼈는 근육이라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배와 같다. 다리 길이가 다르다고 해서 좌우 정강이뼈 길이가 그만큼 차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뼈대가 잘못 자란 게 아니라 근육들 간의 힘이 불균형한 탓에 몸이 뒤틀려 나타난 결과다. 말하자면 장력 사이에 불균형이 일어나 한 귀퉁이가 휘거나 푹 꺼진 텐트와 같은 상태인 셈. 뼈는 단지 근육에 붙잡혀 있을 뿐이다. 체형 교정을 위한 물리치료를 받다 보면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몸 이곳저곳을 꺾고 맞추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이는 뼈나 관절을 재조립하는 게 결코 아니다. 근육의 상태 특히 근육에 가해지는 긴장을 풀어주고 달래는 과정이다. 어느 부위에 왜 과도한 긴장이 생겨났는지(혹은 부족한지) 원인을 찾고 정상화시켜 주면 뒤틀렸던 뼈와 근육들이 제자리를 찾고 만성적인 통증도 사라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체형교정의 기본 원리다.



뭉친 근육 잡는 마사지

그렇다면 무엇이 이러한 잘못된 긴장을 유발하는 것일까? 그것은 평상시 습관에 의해 만들어진다. 목을 길게 내밀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자세, 항상 한쪽으로 꼬고 앉는 다리,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한쪽 페달만 밟느라 피로해진 장딴지, 구부정하게 의자에 기댄 허리…. 이런 습관들이 근육에 불필요한 긴장을 불어넣고, 습관이 반복되면 아예 근육의 성질 자체를 바꿔버린다. 근육은 본디 부드러운 조직이다. 알통은 딱딱할 것 같다는 건 일종의 선입견. 힘을 빼고 있을 때 근육을 만져보면 마치 찹쌀떡처럼 말랑거릴 뿐 아프지도 않다. 그러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한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다 보면 딱딱한 고집쟁이가 된다. 나쁜 자세와 운동 부족으로 고집불통이 돼 버린 근육은 그 길이가 줄어든 상태로 굳어 만지면 딱딱한 알갱이 같은 게 잡히고 눌러보면 아프기까지 하다. 잘못된 습관의 영향을 받은 근육 섬유들에 길이가 짧아지는 단축과 서로 들러붙는 유착이 생긴 탓이다. 이런 변형 조직들은 처음엔 점처럼 느껴지다 나쁜 습관이 반복, 심화되면 아예 띠처럼 변하게 된다. 이어 한계를 넘어가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심각해진다. 이런 점이나 띠들을 의료계에선 트리거 포인트(TP: Trigger Point, 통증 유발점)라 부른다. 트리거 포인트가 형성된 해당 부위의 근육은 통증을 유발할뿐더러 유연성까지 떨어진다. 통증, 체형변화는 물론 삶의 질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회복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딱딱해진 몸을 어떻게 회복시켜야 할까? 가장 먼저 떠올릴 대답은 스트레칭이겠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일단 트리거 포인트가 형성된 지점의 근육 섬유 안에 일종의 매듭이 지어진 상태여서 그 부분만 스트레칭을 해 봐도 땅기고 아플 뿐 잘 늘어나지 않는다. 이때는 근육 스스로 원상복구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랐기 때문에 외부에서 힘을 빌려줘야 한다. 해당 부위를 직접 눌러서 풀어주는 마사지 혹은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몇 가지 소도구를 사용해 스스로 시행할 수 있는 ‘자가근막이완(SMR: Self-Myofascial Release)’과 같은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다. 바로 필라테스 학원이나 요가원에서 만나볼 수 있는 폼롤러, 마사지볼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런 셀프 마사지는 누구나 쉽게 집에서도 할 수 있는 통증 완화 방법으로 혈액 순환을 돕고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 물론 손으로 주무르는 게 가장 좋지만 우리 몸은 쉽게 손이 닿지 않는 부위도 많다. 누워서 날개뼈나 허리를 대고 위아래로 굴려주면 딱딱했던 근육이 펴지면서 마사지를 받은 것 같은 개운함이 느껴질 것이다. 일단 폼롤러는 10회 미만으로 전체 마사지 시간은 5분 이내로 실시하는 게 좋다. 처음부터 고강도로 마사지하기보단 뭉치고 결린 부위를 중심으로 가볍게 굴려준다. 아! 하는 기분 좋은 비명소리가 나오는 지점을 찾았다면 그 곳을 보다 중점적으로 관리해 줄 것. 비비거나 흔들지 말고 가만히 체중을 실어 눌러주기만 해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사지보다 중요한 것은 습관

마사지나 스트레칭은 몸의 불균형과 비대칭을 손쉽게 잡아주는 좋은 수단이다. 그러나 이 역시 이미 문제가 발생한 뒤 수습하기 위한 사후대처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 없다. 본질적인 해결을 위해선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명확한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 같지만 우리 모두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나쁜 자세를 잡는 ‘습관’ 때문. 평소 습관을 바로하지 않으면서 매일 마사지와 스트레칭에만 의존한다면 그 당장은 시원한데 다음 날 몸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다람쥐 쳇바퀴에 빠진 것과 같은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자기 이완 마사지에 투자할 1시간을 내는 것보다 남은 23시간의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이다. 높은 베개, 킬힐,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지나친 좌식 생활 등 여기저기 숨은 ‘흉기’들이 많을 것이다. 이 모든 문제를 일소하는 가장 확실하고 근본적인 해법은 결국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질문한다. “좋은 자세를 가르쳐 주세요!” 하지만 그때마다 이렇게 답한다. “좋은 자세란 없습니다.” 아무리 몸을 가지런히 세워놓았다 한들 가만히 멈춘 상태가 지속되는 순간 우리 몸에는 모두 나쁜 자세라고 봐야 한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척추 건강에 나쁘다고 해서 사무실에서 의자를 모두 없애면 요통이 사라질까? 가만히 앉는 것이나 가만히 서 있는 것, 누워만 있는 것도 ‘멈춰 있다’는 점에선 매한가지다. 결국엔 의자도 운동부족을 야기하는 공범일 뿐 주범은 아닌 것이다. ‘좋은 자세를 잡아주는 의자를 쓰면 되겠지, 의자를 없애고 좌식 대신 입식 사무실을 구성하면 되겠지’라는 식의 ‘원포인트’ 해결을 하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나쁜 자세’의 대항마로 ‘좋은 자세’를 내세우지 말고 최대한 몸을 자주 움직이도록 노력하자. 이것이야말로 내 몸을 뻣뻣하게 옭아매고 있던 정체불명의 사슬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이다. 바른 몸이 아름다운 몸에 선행한다. 바른 몸이야말로 진짜 ‘아름다운’ 몸이다.



글 김미구·남세희 엘르 기자, 사진 최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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