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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기금·금융지원 최대한 짜내 … “3%대 성장률 가능”

중앙일보 2015.07.04 00:41 종합 5면 지면보기
정부가 3일 내놓은 22조원 규모의 재정지출안은 경기부양과 재정건전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육책이다.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추가경정예산은 11조8000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8조4000억원)이나 현 정부 첫해인 2013년(17조3000억원)보다 작게 짰다. 재정건전성을 해치면 안 된다는 야당 주장을 의식해서다. 대신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기금 지출(3조1000억원)과 금융 지원(4조5000억원) 등을 추가해 총 22조원을 경제 살리기에 쓰기로 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에 충분치는 않지만 재정건전성을 감안하면 최선을 다한 추경 규모”라고 평했다.


“재정 건전성 안 해치는 선에서 최선”
재원 조달 위해 9조 국채 발행해야
여당 “20일까지 국회 통과 노력”
야당 “심의과정 호락호락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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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예전 같은 ‘수퍼 추경’은 아니더라도 세부내역을 뜯어보면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는 입장이다. 경기부양용 사업에 직접 돈을 투입하는 세출 규모를 2013년(5조3000억원)보다 많은 6조2000억원으로 책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금 지출 규모도 2013년(2조원)보다 많다. 2013년 추경은 전년도 4분기까지 성장률이 전기 대비 7분기 연속 0%대를 기록하자 저성장 고착화를 막자는 차원에서 편성됐다. 지금은 저성장에 저물가·수출 감소까지 겹쳐 당시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내수는 7개월 연속 0%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4분기 연속 0%대 경제성장률을 찍으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관광·소비가 크게 위축된 데다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까지 늘고 있다. 밖으로는 수출입이 6개월째 동반 감소하는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면서 ‘불황형 흑자’만 커지고 있다.



 정부는 추경이 이런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구체적으론 올해 2%대 추락이 우려됐던 경제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해 0.3%포인트, 내년 0.4%포인트의 성장률 추가 상승을 통해서다.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메르스가 지금 추세대로 진정된다면 추경을 바탕으로 하반기 경제 회복에 속도를 붙여 3%대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준협 연구위원도 “경기 재침체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정도 규모 추경으로는 3%대 성장을 낙관하기 어렵다”(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경기를 반등시키려면 추경 20조원 이상이 필요했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감안했더라도 나랏빚이 늘어나는 건 불가피하다. 추경 재원으로 9조6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말 국가채무는 당초 예상치 569조9000억원에서 579조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35.7%에서 37.5%로 1.8%포인트 오르게 된다. 이번 추경에서 세수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편성한 세입경정(5조6000억원)이 재정건전성 악화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예산안 편성 때 성장률 을 과대평가해 세수를 잘못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정부의 추경안은 6일 국회에 제출된다. 새누리당은 “당정 합의에 따라 20일까지 통과시키도록 노력하겠다”(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입장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안민석 예결특위 야당 간사)이라며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회가 꼼꼼한 심사를 하되 조속히 추경안을 통과시켜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발목잡기 식의 국회 리스크로 추경 집행이 늦어지면 하반기 경제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어서다. 이상빈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지금은 경제 비상 시국이라는 인식하에 여야가 추경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고 대승적인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태경 기자, 정종문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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