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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엉덩이 무거워야 ‘그분’이 오신다?

중앙일보 2015.07.04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아하! 세상을 바꾸는

통찰의 순간들

윌리엄 어빈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

351쪽, 1만8000원




‘대박’이라고도 하고 ‘한 방’이라고도 한다. 벼락처럼 머리를 치고, 전기 충격처럼 가슴을 후비는 찌르르한 아이디어 하나 얻기를 사람들은 욕망한다. 세상은 불공평해서 “유레카(Eureka), 알아냈어!”를 점지 받은 이는 희귀하기 짝이 없다. 통찰의 순간을 즐길 수 있는 특권은 천재나 성자(聖子)에게만 주어지는 것일까.



 윌리엄 어빈 라이트 주립대 철학교수는 “아하! 그 분이 오셨어”를 경험한 역사적 사례들을 다섯 영역에서 살폈다. 종교·도덕·과학·수학·예술에서의 통찰의 순간은 같으면서도 다른 점을 지니고 있었다. 수학 분야에서는 긴 세월 ‘정신적 알 품기’ 과정을 활용해야 하는 반면, 종교 분야에서는 ‘신이 그들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감의 뮤즈가 화살을 쏴야 창작의 불이 붙는다고 알려진 예술 영역은 어떨까. 예상과 달리 누가 엉덩이를 의자에 더 오래 붙이고 있는가를 따지는 ‘니커보커 규칙(Knickerbocker Rule)’이 엄연했다. 성공한 예술가는 장시간 노동자이자 일 중독자였다. 사정이 이러하니 “아하!”를 외치고 싶다면 마술쇼 객석 맨 앞줄에 앉아 용기와 끈기로 기다리며 알 품기를 하는 아이가 될 것, 일평생 그 순간이 오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말 것을 필자는 권한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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