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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아파트 거실서 대마 농사 … LED 조명으로 키워

중앙일보 2015.06.25 00:38 종합 12면 지면보기
대마초 사범 이모(구속)씨는 대마 향이 퍼지는 걸 막기 위해 아파트 안에 텐트를 치고 LED 전구를 쬐어 대마를 길렀다. [사진 남대문경찰서]


대마를 재배할 때 쓰인 캐나다산 비료. [사진 남대문경찰서]
해외 유학생 출신으로 아파트 안에서 대마를 재배·판매해 시중에 대량으로 유통시킨 사람 등 대마초 사범 74명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해외 유학생 출신 등 6명 구속
9만 명 피울 수 있는 대마 재배
전자담배용 만들어 팔다 걸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2월부터 해외 유학생 대마초 사범들을 집중 단속한 결과 재배자인 뉴질랜드 국적의 이모(39)씨와 중간판매책 곽모(41)씨 등 6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대마초를 구입해 피운 68명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아파트 안에서 대마를 대량 재배하다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씨가 재배한 대마는 총 46주로, 일반인 9만2000명이 피울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월부터 경기도 용인에 있는 110㎡(약 33평) 아파트의 거실에 텐트 2개를 설치한 후 LED 전구와 환풍 시설, 냄새 차단 시설 등을 갖추고 대마를 길렀다. 수확한 대마초는 병에 담아 방에 보관했다. 통상 대마는 특유의 향이 강해 가정집에서 몰래 재배하기 어렵다고 한다.



 문정업(경위) 남대문서 강력4팀장은 “이씨는 대마를 몰래 재배하기 위해 방문과 창문을 커튼으로 꽁꽁 싸매 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LED 전구로 온도를 조절했다”며 “이웃들도 이씨의 대마 재배 사실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2007년 뉴질랜드 국적을 취득하고 2년 뒤 귀국했다. 이어 2013년 3월 지인인 캐나다인에게 대마 씨앗을 얻고 재배 기술을 배웠다.



대마 추출물을 젤 형태로 만든 ‘왁스’를 흡연하는 데 쓰인 전자담배. 파이프 안에 왁스를 발라 피우면 일반 전자담배와 구별되지 않는다. [사진 남대문경찰서]
 판매 수법도 다양했다. 이씨는 수확한 대마를 해외 유학생 출신인 중간판매책 5명에게 등급별로 나눠 팔았다. 꽃봉오리가 져 향이 진한 일명 ‘버드’ 제품은 g당 20만원 이상, 나머지 일반 제품은 g당 15만~20만원씩 받았다고 한다. 잎사귀는 손님을 끌기 위해 공짜로 나눠줬다. 또 대마 추출물을 전자담배 파이프 안에 발라서 피우는 일명 ‘왁스’를 한 통당 30만원에 팔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8일 이씨의 아파트를 급습해 재배 중인 대마와 대마초 135g을 압수했다. 검거된 투약 사범들은 대부분 중산층 가정의 자녀들로 해외 유학생 출신이거나 현재 유학 중이라고 한다.



 경찰은 “이씨가 조사 과정에서 ‘해외 유학 중 대마초를 처음 접한 뒤 국내에 들어와서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대마를 피웠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거된 이들 외에 추가로 투약사범 30여 명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며 해외 유학생들의 대마초 흡입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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