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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도 중소형주가 잘 나가네요

중앙일보 2015.06.25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직장인 이모(35)씨는 올 4월 중국 중소형주 펀드에 400만원을 투자했다. 2007년 중국 펀드에 가입했다 큰 손해를 본 적이 있어 지난해부터 투자를 망설이다 올 들어서도 중국 시장 상승세가 꺽이질 않자 부랴부랴 가입한 것이다. 이씨는 “중국 역시 한국처럼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 높더라”며 “그만큼 위험도 높겠지만 늦게 투자한 만큼 투자 규모를 줄이고 기대 수익률을 높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20%가 넘던 수익률이 5%대로 떨어졌지만 그는 “좀 더 길게 보고 가져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 금리 인상 등 영향 덜 받는
제약·바이오 등 성장주 주목
아베노믹스 온기 중소기업으로
저평가 매력 일본펀드 노릴만

 올해는 이씨처럼 중소형주를 선택했던 투자자들이 돈을 벌었다. 지역 불문이었다. 한국에선 코스피 시장이 약 7%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 시장은 30% 넘게 올랐다. 중국과 미국에서도 한국의 코스닥에 해당하는 차이넥스트(116.7%)와 나스닥(8%) 지수가 상하이종합(45.8%)이나 S&P500(2.5%) 지수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해외에서도 중소형주가 잘 나갔다는 뜻이다.



 전세계적으로 중소형주가 선전했던 건 글로벌 경기 회복이 더뎠기 때문이다. 김정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좋을 땐 이른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업종 같은 대형 경기민감주가 오르는데 글로벌 경기가 기대만큼 회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경기와 관련없이 자체적인 성장 동력을 가지고 주가가 오르는 성장주들이 주목 받았다. 제약·바이오 업종이 대표적이다. 고령화로 의약품 및 의료 서비스 수요가 늘 것이란 점에서 장기 성장성을 평가 받는 업종이다. 이들 업종은 아직 성장성이 증명되지 못한 만큼 중소형주가 많다.



 하반기에도 중소형주가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성장주들은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경기 상황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중소형주는 외국인 투자자보다 내국인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한다는 점도 하반기엔 투자 매력이 될 수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진국으로 자금을 뺄 가능성이 큰 데 내국인 중심인 중소형주는 충격을 적게 받을 수 있어서다.



 특히 일본 중소형주에 주목해볼만 하다. 백세은 동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중소형주 상승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일본 중소형주가 소외돼 저평가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집중하던 아베노믹스가 중소기업에까지 온기를 확대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지방 기업과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올 3월 시작된 지방창생 사업이나 자국민에게 고유 번호를 부여하는 마이넘버제도가 그 예다. 마이넘버제도는 일본 내 중소형 정보기술(IT) 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일본 정부가 자녀와 손자녀에게 최대 2500만 엔(약 2억2000만원)까지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중소형주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 김정남 연구원은 “일본 개인 금융 자산의 60%를 65세 이상 고령자가 쥐고 있는데 이 자금이 젊은 세대로 이전될 경우 내수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며 “일본 내수주 대부분이 중소형주”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중소형주 투자엔 직접 투자 보다 간접 투자를 권한다. 증권사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종목이 많다 보니 투자 정보가 적을 수밖에 없어서다. 김명동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느 국가나 중소형주는 개인 투자자 비율이 높아 주가가 기업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직접 기업 탐방을 하고 종목을 선정하는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최근엔 해외 펀드도 세분화돼 국가별 중소형주 펀드 가입도 가능하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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